– 매몰자 구조 위한 안전 확보 완료…구조대 “버티고 있지만 한계 가까워” –
영상=울산소방본부 제공
[울산=박일우기자]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현장에서 4호기와 5호기 보일러 타워가 오늘(11일) 오전 늦게 전격 발파됐다.
사고수습본부는 추가 붕괴 위험을 제거하고 매몰자 수색에 즉시 돌입했다.이번 발파는 현장 구조대의 안전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붕괴 당시 심하게 훼손된 구조물의 균열이 확산되며 2차 붕괴 우려가 높았기 때문이다. 수습본부는 오전 늦게 발파를 단행하고, 곧바로 잔해 제거와 구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오영민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사고 중앙사고수습본부 상황실장은 “취약화 작업과 발파 방어 조치를 모두 마친 뒤 해체가 이뤄졌으며, 이후 5호기 인근 잔해 속 매몰자 수색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해체 작업에는 총 8개 조 70명의 인력과 8대의 중장비가 투입됐다. ▲크레인 1대 ▲스카이 1대 ▲UHD 롱붐 1대 ▲빔커터 5대가 현장에 배치돼, 절단·철거와 함께 구조 진입로 확보 작업이 병행되고 있다.
발파 작업은 5호기 해체를 담당했던 코리아카코가 수행했으며, 울산 남부경찰서는 보일러 타워 기준 반경 300m를 안전구역으로 설정해 통행을 전면 차단했다. 김상문 울산남부경찰서장은 “해체 직후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주변 교통을 전면 통제하고 시민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이은 구조작업으로 구조대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한 구조대 관계자는 “잠을 거의 못 자고 현장을 지키는 대원들도 있다”며 “지금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 더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조대원은 “눈앞에서 요구조자를 구조하지 못한 장면이 계속 떠오른다”며 “그때의 절망감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의학 전문가들은 구조 현장에서 누적되는 정신적 충격에 대해 우려를 나나타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구조대원들이 목격한 장면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속적인 상담과 심리치유 프로그램이 즉각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현장에는 고용노동부 장관, 기후환경부 차관,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 등이 머물며 직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고수습본부는 해체 직후부터 드론을 이용한 항공 탐색과 수색견 투입, 잔해 속 열 감지 장비 탐색을 병행하며 24시간 체제로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