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을 행복으로 바꾸자면 치열하게 살아야
-자원봉사의 즐거움으로 가수 김장훈에게 영향받아
-김다혜씨의 자원봉사는 삶이자 일상이며 자서전 준비

포도 따기 봉사에 구슬땀 흘리는 김다혜 씨
포도 따기 봉사에 구슬땀 흘리는 김다혜 씨

무려 15년에 이르는 기간을 자원봉사 외길에 몰두한 인물이 있다. 김다혜 씨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자그마치 15년 째 어려운 이웃을 향한 나눔과 배려, 봉사와 이터적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160개의 기관 외 vms, 1365자원봉사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다혜 씨는 2022년 현재 15년에 가까운 시간, 아니 세월을 시종일관 그렇게 남을 향한 봉사에 매진해왔다. 봉사의 영역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도시락 배달, 김장봉사, 학습봉사, 급식봉사, 자선냄비 모금 활동, 장기기증 캠페인, 각종 자원봉사 행사보조, 방범 봉사, 코로나 발생 시 발열체크 보조, 환경정화, 공연장 출입문 관리, 목욕봉사, 도서관 봉사, 장애인작업장 봉사, 임가공 봉사, 현장체험학습 보조, 연탄 나눔 봉사, 벽화그리기 참여, 농어촌 일손 돕기, 마스크 제작 지원 등 다양했다.

 

지금은 대전의 관문인 대전역 지하 ‘시민책방’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미혼인 김다혜 씨는 2007년에 반찬배달을 시작으로 자원봉사에 뛰어들었다. 그녀에게 있어 자원봉사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뭐든 맡겨만 주세요
뭐든 맡겨만 주세요

- “솔직히 처음엔 봉사를 대충 하던 중, 2010년에 저에게 아주 어려운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그때 자원봉사자 분들의 진솔하고 사랑까지 듬뿍 담은 봉사의 큰 수혜를 입었지요. 저도 받은 만큼 되돌려 드려야겠다고 작심했습니다. 비록 물질적으론 봉사를 할 수 없었으나 정신적으로 헌신하리라 다짐하고 적극 실천했습니다.” -

 

그녀의 말문이 더욱 술술 열리기 시작했다. - “제게 자원봉사의 계기를 확고하게 마련해 주신 분들이 계십니다. 행복의 나눔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선행 천사 션·정혜영 부부와 가수 김장훈 씨에게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개그우먼 조혜련 씨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조혜련 씨와는 지금도 연락을 하며 지내는 등 각별한 사이랍니다.” -

 

기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봉사 활동을 할 때 본인에게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요?” 즉답이 왔다.

 

-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대전충남본부의 백명자 본부장님입니다. 누구보다 어렵고 절실한 저의형편을 잘 아시는 분이세요. 봉사를 마치고 나면 자비를 들여 식사를 제공하시는가 하면 저의 고민까지다 잘 들어주시는 등 정말 감사한 분이십니다. 같이 활동한 시간이 긴 만큼 제가 지금까지 자원봉사에 열심인 것도 다 그분 덕분입니다. 이 자리를 통하여 정말 감사드립니다.” -

사랑의 마스크 나눔 봉사
사랑의 마스크 나눔 봉사

“남다른 삶의 굴곡과 질곡이 있으시다고요?” 김다혜 씨는 주저 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고아원에서 자랐습니다. 2010년 고아원에서 나왔지만 수중엔 돈이 없었지요. 배가 고파서 심지어 길거리의 쓰레기통을 뒤져 누가 먹다 남긴 음식까지 먹어야 할 정도로 정말 비참했습니다.

 

그러던 중 대전역 광장에서 무료급식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거기서 밥을 얻어먹고 미안한 마음에 봉사를 하면서 저의 조그만 실천이 밥을 굶는 분들에겐 적지 않은 희망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서러움이 있지만 배고픈 서러움만큼 더한 서러움은 없습니다. 이건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정말 모르지요! ” -

대전역 동광자 사랑의 밥차 무료급식 봉사
대전역 동광장 사랑의 밥차 무료급식 봉사

이 부분에서 기자는 동병상련에 그만 눈물이 분수처럼 솟구쳤다. “화제를 돌려 이번엔 좀 밝은 이야기로 바꿔볼까요?”

 

- “네, 저는 야구를 참 좋아합니다. 하루는 야구장에 가서 선수로부터 사인볼을 받게 되었어요. 그런데 선수가 자신의 이름을 잘못 쓰는 바람에 그냥 버리더군요. 너무 아깝기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봉사 활동을 하면서 야구공을 기증받았습니다.

 

그렇게 받은 야구공을 장기기증 행사 외에도 학생들에게는 학교 폭력하지 말고, 친구 왕따 시키지 말라고 나눠주었지요. 어르신들께는 “어려운 분들 도와주세요!”라며 드린 야구공이 600여 개가 됩니다.

 

‘야구는 9회 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이 있습니다. 더 열심히 봉사하고 성실하게 살면서 반드시 9회 말 역전 홈런을 치는 게 저의 인생 목표이자 철학입니다.” -

오늘은 장기 기증 서약하는 날
오늘은 장기 기증 서약하는 날

김다혜 씨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올 6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김다혜 씨는 자신이 경험한 남다른 삶과 자원봉사를 모티프로 하여 자서전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끝으로 하고픈 말씀이라면?”

 

- “제가 이 풍진 세상을 지금껏 살아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원봉사였습니다. 저는 제게 닥친 고난을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도전과 봉사로 극복했습니다. 저도 없지만 남에게 베푸니까 덕과 복으로 돌아오더군요.

 

고난을 행복으로 바꾸자면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게 있어 자원봉사는 행복이자 보람이었습니다. 자원봉사는 행복한 전염의 바이러스입니다. 자원봉사는 돈, 시간, 건강을 먼저 떠올리면 못합니다. 돈이 많아야 봉사한다는 건 편견이며 시간이 없다는 것 역시 핑계에 불과합니다.

 

건강 역시 마찬가지죠. 저는 16년 째 정신건강과 연관된 약을 먹으면서도 지금도 봉사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를 하면 엔돌핀보다 더 좋은 엔돌핀이 많이 나오는 까닭에 마음의 병까지 시나브로 치유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의 자발적 자원봉사 동참을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자원봉사는 기쁨입니다
자원봉사는 기쁨입니다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