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부디 건강만 하길

계성편시광장설(溪聲便是廣長舌)

산색개비청정신(山色豈非淸淨身)

야래팔만사천게(夜來八萬四千揭)

타일여하거사인(他日如何擧似人)

 

위의 글 풀이는 아래와 같다.

계곡물 소리가 부처님의 설법이요,

산빛이 어찌 그대로 청정법신이 아니겠는가?

한밤에 팔만사천 계송을 들으니

다른 날, 다른 이에게 어떻게 일러줄 것인가.

이 시는 중국 북송시대의 소동파(蘇東坡)라는 시인의 시다. 소동파는 어느 날 선사를 찾아가 설법을 청했다.

그러자 선사는 “말로 하는 유정설법을 들어서 무얼 하겠는가? 무정설법을 들을 줄 알아야지.”하였다. 당송팔대가로서 말과 글에 일가를 이룬 소동파는 이 말을 듣고 절을 나오며 ‘무정설법’이란 말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나귀를 타고 절을 내려오던 도중에 폭포수가 떨어지는 계곡을 지나다가 “쏴아!” 하고 떨어지는 물소리를 듣던 소동파는 문득 무엇인가 경험한 듯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소동파는 중국 북송 때의 제1의 시인이다. “독서가 만 권에 달하여도 율(律)은 읽지 않는다”고 해 초유의 필화사건을 일으켰다.

그는 중국을 대표하는 탁월한 문장가 중 한사람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며 그의 가문은 부유한 지식인 집안으로 명망이 높았다. 소동파는 송나라 최고의 시인이며, 문장에 있어서도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위 시를 음미하노라면 만행(萬行)이 떠오른다. ‘만행’은 불교도나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여러 가지 행동 혹은 여러 곳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닦는 온갖 수행을 뜻한다.

설을 맞아 집에 왔던 아들네와 딸네 식구들이 모두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아내는 독실한 불자이다. 아내는 내일도 사찰에 간다.

그러면 필시 우리 가족의 무탈과 행복을 발원할 것이다. 건강이 안 좋은 아내가 올해는 부디 아프지 말고 건강만 하길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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