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 언더 파이어’에서 보는 영화와 현실의 괴리

영화 ‘브레이브 언더 파이어’ 포스터
영화 ‘브레이브 언더 파이어’ 포스터

[브레이브 언더 파이어]는 2021년에 선보인 러시아 영화다. 과거 화재 현장에서 사고로 동료 대원을 잃은 소방 팀장 ‘안드레이’가 주인공이다. 그의 트라우마와 아픈 상처가 아물기도 전, 사상 최악의 화재가 발생한다.

모든 것이 불타고 있는 시베리아의 화재 현장 속, ‘안드레이’를 필두로 한 팀이 된 6명의 소방 진압 대원들이 불길로 출동한다. 최악의 산불을 진압하고 화마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살아남을 마지막 기회,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자들! 불길로 뛰어든 영웅들의 마지막 사투가 시작된다. 이 영화는 불길에 휩싸인 시베리아 삼림의 모습 등 재난 블록버스터(blockbuster)답게 볼거리가 장관이다.

또한 휴머니즘을 앞세운 스토리 전개가 관객으로 하여금 감동과 때론 눈물을 요구한다. 하지만 정작 러시아의 오늘날은 어떠한가.

러시아의 전쟁 동원령 선포 이후 국경을 넘는 러시아 젊은이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외신이 속속 보도되고 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벌어지고 있는 또 다른 비극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군 30만 명을 동원하고 있는 러시아가 “화이트칼라 근로자는 전쟁에 동원하지 않겠다”고 밝혀 내부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저항이 비교적 덜한 지방과 소도시, 소수민족에 동원이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하니 당해 국민의 심려가 얼마나 클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여기서 새삼 어떠한 국가든 지도자를 잘못 뽑으면 애먼 국민만 죽어난다는 평범한 사실과 진리를 발견하게 된다.

요령부득(要領不得)이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말이나 글의 요령을 잡을 수가 없음을 뜻한다. 말이나 글이, 목적과 줄거리가 뚜렷하지 못해 무엇을 나타내려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때 쓰인다.

중국 한나라 한무제(漢武帝)가 흉노를 치기 위해 장건(張騫)을 대월지국(大月氏國)으로 보냈다. 그러나 장건은 포로가 되는데 거기서 10여 년을 억류 생활을 하며 아내를 얻어 자식까지 낳게 된다.

흉노가 안심했을 때 도망쳐서 귀환했으나 10년 이상의 허송세월 탓에 이를 일컬어 사기(史記)에서는 ‘요령부득’이라고 꼬집고 있다. 러시아 독재자 푸틴이 하는 짓이 꼭 ‘요령부득’을 답습하는 듯싶다.

[브레이브 언더 파이어]의 주인공인 안드레이가 푸틴을 만나 그의 가슴 속에 담긴 야욕과 탐욕의 뜨거운 불길을 시원스레 꺼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는 다시금 자유를 되찾고, 러시아 국민들 또한 강제징집의 압제와 덫에서도 모두 빠져나올 수 있기를.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