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정’에서 보는 중국의 두 얼굴

영화 ‘천주정’ 포스터
영화 ‘천주정’ 포스터

[천주정]은 2014년에 선보인 중국과 일본의 합작영화다. 돈에 눈이 먼 마을 촌장에게 대항하기로 결심한 광부 ‘따하이’가 먼저 등장한다.

 

다음으론 폭력이 지배하는 현실에 회의를 느낀 시골 출신의 청부살인업자 ‘조우산’이 선보인다. 이어 유부남 애인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사우나 직원 ‘샤오위’의 사연도 만만치 않다.

 

끝으로 어린 나이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청년 ‘샤오후이’도 등장하는데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이들은 모두 참혹한 현실에 부딪혀 거부할 수 없는 운명과 마주하게 되는데 그 최후가 관객에게 중국의 두 얼굴을 마주 보게 만든다.

 

우리나라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이른바 '칩4(포)' 참여를 검토하면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뉴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동맹이다.

 

그렇지만 대한민국 반도체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을 자극해 제2의 ‘사드 보복' 사태가 일어나는 건 아닌지 우려가 큰 상황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억제하기 위해 자국과 우리나라, 일본, 타이완이 참여하는 '칩4 동맹'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원천 기술을 제공하고, 일본은 장비와 소재, 한국은 메모리, 타이완은 비메모리 분야를 맡는 식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경우, 중국은 각종의 보복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커다란 압력과 입김을 불러 넣을 게 분명하다. 여기서 우리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방한하자마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부터 만나는 파격을 보였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삼성전자는 향후 20년에 걸쳐 미국에 약 2000억 달러(260조 원)을 투입하는 투자 계획을 내놨다. 텍사스주에 반도체 생산라인 11개를 신설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라고 한다.

 

고무적인 소식이긴 하지만 중국이 또 핏대를 올리지나 않을까 우려스럽다. 주지하듯 중국은 공산국가다. 북한과 러시아를 지렛대 삼아 여전히 우리를 겁박(劫迫)하고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삼성전자는 자타공인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회사이다.

 

이처럼 투자를 늘려 ‘초격차 전략’을 유지한다는 삼성전자 계획에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에 합당한 선물 보따리를 풀어야 한다. 그것은 중국의 상습적 ‘공갈’에 대비하고 더욱 의연해질 수 있도록 각종의 규제와 견제를 해소하고 광폭(廣幅)의 지원을 극대화(極大化) 하라는 것이다.

 

영화는 어쩌면 현실의 투영이다. [천주정]을 보면 현재 중국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눈부신 발전 뒤의 암흑의 세계까지 드러낸다. ‘칩4' 대상국인 한국, 미국, 일본, 대만이 더욱 견고한 경제와 국방의 카르텔까지 확장하는 게 중국을 넘어설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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