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힘이다

파죽지세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파죽지세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수목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작가: 문지원)의 인기가 폭염 이상으로 뜨겁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가 줄거리다.

주인공 우영우는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자타공인의 대단한 재원(才媛)이다. 이야기는 우영우가 대형로펌 '법무법인 한바다'의 변호사가 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노라면 자연스레 [파친코](작가: 재미 소설가 이민진)가 오버랩된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Apple Original 시리즈인 ‘파친코’는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과 꿈을 그려낸 대하드라마이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빛나는 윤여정과 더불어 이민호, 진 하, 김민하 등이 출연했다. 이 두 드라마의 성공 공통점은 뭐니 뭐니 해도 탄탄한 스토리의 작가 덕분이 아닐까 싶다.

작가(作家)는 작품, 사진,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을 뜻한다. 문예가, 문필가, 아티스트 등도 아우른다. 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파친코]를 보면서 [해리포터] 시리즈로 억만장자가 된 작가 조앤 롤링을 떠올렸다.

두 살배기 딸을 어렵사리 키우던 싱글맘(single mom)이었던 그녀는 주당 10만 원 정도의 정보 보조금으로 삶을 연명하며 글을 썼다. 조앤 롤링은 곤궁한 삶에서 탈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글쓰기에 매달렸다.

영화 ‘파친코’ 포스터
영화 ‘파친코’ 포스터

[해리포터] 시리즈가 세계적으로 공전(空前)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그녀는 팔자까지 달라졌다. 그녀의 글쓰기, 즉 작가로서의 매진이 결국 선과(善果)로 나타난 것이다. 작가는 허허벌판의 땅에 홀로 집을 짓는 사람이다.

땅을 파고, 벽돌을 쌓고, 지붕까지 올려야 한다. 이뿐만 아니다. 누가 봐도 그럴듯해야 하므로 담에는 페인트 따위로 색칠까지 마감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색칠 마감’은 바로 저술한 책에 제목을 다는 것이다.

상식이겠지만 제목이 비상하지 않으면 독자(관객)의 눈길을 끌기 어렵다. [해리포터]는 논외로 치더라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파친코]처럼 성공하게 되면 그 작품을 집필한 작가는 졸부(猝富)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여기저기서 강연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치는 건 다음 수순이다. 글쓰기의 매력이 여기서 발견된다. 굳이 이런 장대한 계획이 아니더라도 결국 글쓰기는 나 자신을 위한 행복한 작업이다.

코로나의 장기화는 숱한 사람을 절망으로 몰고 갔다. 불황과 빈곤에 더하여 우울증까지 괴롭혔다. 하지만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은 이 경우에도 결코 자신감의 끈을 놓지 않았다. 왜 작가인가? 글은 힘이기 때문이다.

영화 ‘해리포터’ 포스터
영화 ‘해리포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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