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 운전 앞둔 삼척블루파워 마지막 자금줄에 6개 증권사 손뗄 수 있을까
증권사, 탈석탄 선언 이후 우대 조건으로 적극 판촉·높은 수수료 수익 늘려
지역주민·시민사회·정치권 모두 우려하는 가운데 4월 상업운전 시작해

‘석탄을 넘어서’가 6개 증권사와 삼척블루파워가 석탄발전으로 기후위기를 악화하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퍼포먼스를 이날 선보였다. [환경운동연합 제공]
‘석탄을 넘어서’가 6개 증권사와 삼척블루파워가 석탄발전으로 기후위기를 악화하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퍼포먼스를 이날 선보였다. [환경운동연합 제공]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가 서울과 삼척에서 27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6개 증권사(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를 대상으로 삼척석탄화력발전소(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와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석탄을 넘어서’는 기자회견에 앞서 각 증권사에 서한을 보내 기후위기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석탄을 넘어서’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석탄 투자를 배제하고 화석 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 녹색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흐름을 고려하면 국내는 물론 이미 글로벌 대표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6개 증권사 역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와 판매를 비롯, 석탄금융을 즉각 중단하고 탈석탄 선언에 걸맞은 실제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석탄을 넘어서’는 4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먼저 ▲ 삼척블루파워는 상업운전 계획 즉각 취소 ▲ 포스코그룹을 비롯한 관련 기업, 산업은행을 비롯한 재무적 투자자, 정부·국회는 삼척석탄발전소가 지역사회 및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과 재무적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운영 중단 방안 마련 ▲ 6개 증권사는 삼척블루파워와의 총액인수확약 계약 내역 공개 및 이를 포함한 신규 석탄채권 발행 중단 ▲ 총액인수확약 계약 연장 및 신규 계약 논의 중단 ▲ 6개 증권사는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하는 행위 및 이를 지원하기 위한 투자자 모집 등의 일체 행위 중단이다.

기자회견 한 장면. [환경운동연합 제공]
기자회견 한 장면. [환경운동연합 제공]

고동현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장은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석탄 투자를 배제하고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 가능한 에너지, 녹색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면서 “국내는 물론 이미 글로벌 대표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6개 증권사 역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와 판매를 비롯한 석탄금융을 즉각 중단하고 탈석탄 선언에 걸맞은 실제적인 변화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슬기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활동가는 “내달 19일, 삼척블루파워의 상업운전이 시작되면 30년간 우리나라의 연간 배출량의 절반인 3억60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이른 벚꽃과 폭염의 그림자로 존재할 것”이라며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첫 번째 해결책은 삼척블루파워의 상업운전 중단이다. 환경운동연합은 6개 증권사와 포스코에 강력히 중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을 제외한 5개 증권사는 석탄투자 배제 방침, 즉 탈석탄 금융을 선언해 놓고도 국내 마지막 신규 석탄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의 사업을 완성케 하는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증권사들은 탈석탄 선언 이전인 2018년 1조원 규모로 체결한 총액인수확약이라는 논리로 지금까지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에서 주관을 맡아오며 석탄금융 업무를 지속해왔다.

탈석탄 선언 후에도 증권사들의 행보는 달라지지 않았다. 탈석탄 기조가 무르익은 2022년부터 0.15%이던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 수수료율은 0.2%로 급증했으며, 이에 따라 주관사가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수수료로 거둔 수익은 오히려 30% 가까이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연 4회로 지급되던 이자 지급 주기를 12회로 조정했고, 높은 수익률을 미끼로 리테일에 적극 판촉하는 등 기후리스크를 개인투자자들에게 전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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