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탄광 폐광 상황, 정부는 주민과 자연생태계 안중에 없어
‘한국임업기자단’ 8일~9일 워크숍 개최

화순폐광 내 갱도 모습(사진 : 노컷뉴스)
화순폐광 내 갱도 모습(사진 : 노컷뉴스)

118년 사용, 길이 88km의 화순탄광은 한국 경제를 살리다가 지난해 폐광, 이후 환경 파괴로 인한 심각한 폐해가 예상된다.

국내 1호 화순탄광의 역사는 배고픈 호남의 역사다.

화순탄광은 화순군 동면 복암리 일대에 자리한 호남지역 최대규모의 탄광으로 그 역사의 시작은 1905년 구한말 광구로 등록되면서부터였다.

화순군 동복면·동면·한천면·이양면·청풍면 일대 200㎢에 걸쳐 20여 개의 광산이 분포됐다. 면적만 해도 30.7㎢, 갱도 길이가 88km에 이른다. 1934년부터 무연탄을 캐기 시작했고 이후 1973년과 1978년 두 차례에 걸친 석유 파동을 거치면서 부흥기를 맞았다. 화순광업소의 최대 호황기는 80년대 중·후반으로, 연간 70만 5000톤의 무연탄을 생산했다.

호황을 누리던 화순의 광업소는 88서울올림픽을 맞아 정부가 석탄 사용을 규제하고 에너지원 구조를 바꾸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어 1989년 액화천연가스(LNG)로 난방이 바뀌고, 1990년대 들어 정부의 석탄 감산 정책에 따라 생산량은 크게 줄었다.

그러다가 정부는 2022년 말 공고한 제6차 석탄산업 장기계획에 따라 작년부터 석탄공사의 석탄 생산량을 107만 톤으로 한도를 설정한 데 따라 작년 말 화순광업소 폐광에 이어, 올해 말 태백 장성광업소, 내년 말 삼척 도계광업소가 잇따라 폐쇄될 예정이다.

화순탄광이 폐쇄되면서 가장 큰 문제점은 지표가 무너지거나 갱에서 흘러나온 물로 주변 하천이 오염될 수 있는 환경 오염이다.

그러나 정부는 대책이 없다.

갱도 내의 모습(사진 : 시사저널)
갱도 내의 모습(사진 : 시사저널)

88km의 갱도 내 수억 톤의 물은 폐기물과 함께 썩어 지하로 스며들고, 오염된 물은 다시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파괴로 이어질 게 분명해 보인다.

그 물이 흘러가는 곳이라면 그 어디라도 생태계 위협이 뒤따를 것이다.

진정으로 생태와 환경을 생각한다면, 88km에 달하는 갱도 속에 무조건 물을 채울 것이 아니라 각종 폐기물과 오염물질 등을 우선 다 걷어내야 한다.

이렇듯 대한석탄공사는 광해 예방 및 복구에 관한 대책 마련이 큰 과제로 남아 있다.

만일 갱도 내 수많은 철구조물을 그대로 둔 채 지하수를 채울 경우, 엄청난 환경오염을 불러오고 이는 인근 주민뿐 아니라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이는 '청소도 하지 않은 녹슨 철구조가 있는 목욕탕에 물을 가득 채워 시민들에게 목욕을 하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에 한국시민기자협회의 ‘한국임업기자단’ 30여 명은 오는 3월 8일부터 9일, 양일에 걸쳐 폐광부지 일원에서 워크숍을 진행한다.

화순폐광을 마냥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기자적 양심의 발로에서다.

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소속의 한국임업기자단 운영위원들
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소속의 한국임업기자단 운영위원들

한국임업기자단은 워크숍 중에 화순폐광 현장을 방문하여 관계자들에게 기자단 입장 전달과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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