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거짓말은 안 한다

도로 한복판에서 끼어들고 급제동을 하는 등 보복 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유미 판사는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이 부대변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2월 18일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지난 2021년 11월 12일 오후 10시쯤 서울 영등포구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다 옆 차로에 있던 A 씨 차량 앞으로 끼어들었다. A 씨가 경적을 울리고 상향등을 작동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이 부대변인은 A 씨 차량 바로 앞에서 수회에 걸쳐 급제동을 했다고 한다.

또한 A씨가 옆 차로로 이동하자 다시 A 씨 차량 앞으로 끼어들어 급제동하기도 했다. 이 부대변인은 “사건 당시 대리운전기사가 운전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대리운전기사가 보복 운전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결론적으로 판사는 바보가 아니며 이 부대변인은 자신이 한 거짓말에 대한 법적 처분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저는 항시 정당정치 철학을 얘기하며 애당심을 강조했던 사람이다. 저의 억울함은 제가 재판 과정에서 풀어갈 저의 몫”이라며 “당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상근부대변인 직을 사퇴하겠다”라고 했다.

당연한 사퇴로 보이지만 더욱 관심사는 이 씨는 내년 제22대 총선에서 대전 유성구 을 출마를 준비 중이었다는 거다. 이 씨는 지난 11월 19일 대전 신협 중앙연수원에서 북 콘서트를 열고 세를 결집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사건을 보면서 새삼 거짓말과 ‘구시화문’, ‘자업자박’의 중요성을 발견하였다. 구시화문(口是禍門)은 입이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라는 뜻으로, 항상 말조심을 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자업자득(自業自得)은 자신이 저지른 과보(果報)나 ‘업’을 자신이 받는다는 뜻으로, 스스로 저지른 결과라는 의미로 많이 쓴다. 따라서 여기서 ‘업’은 나쁜 업을 일컫는다.

자업자박(自業自縛)과 같은 뜻으로, 자신이 쌓은 업으로 자신을 묶는다는 말이다. 나는 이 자업자득을 빗대 신판 사자성어로 ‘자구자화’(自口自禍)를 만들었다. 자신이 거짓말(口)을 함으로써 스스로 화(禍)를 자초했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화’는 설화(舌禍), 그러니까 ‘연설이나 강연 따위의 내용이 법률에 저촉되거나 타인을 노하게 하여 받는 재난’ 내지 ‘타인에 대한 중상이나 비방 따위로 받는 재난’이라는 의미다.

설화(舌禍) 대신 이 계절에 맞는 설화(雪花)라고 한다면 보는 재미라도 있었으련만. 아이들도 거짓말은 안 한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정치인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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