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존재

가족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이다. 때로는 가족 간의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가족은 서로의 고통을 느끼고, 서로의 약한 면을 감싸주며, 성공으로 인해 기뻐한다. 부부는 조언자, 동료, 제일 좋은 친구, 평생의 동반자로서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해 준다.

인생의 가장 큰 위기를 맞이했을 때도 가족의 힘으로 얼마든지 극복해 나가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가족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서로를 사랑하고, 응원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요한 하인리히 페스탈로치는 스위스의 교육학자이자 사상가였다. 고아들의 대부이고, 어린이의 교육에 있어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였다. 19세기 이전에 그는 이미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삼아 간주한 것으로 유명하다.

페스탈로치 또한 “세상의 여러 가지 기쁨 중에 가장 상위(上位)는 자식을 보는 부모의 즐거움”이라고 했다. 맞다. 아이가 주는 행복은 이 세상 모든 부모에게 힘찬 응원가가 되고, 또한 부모는 아이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된다.

가족은 힘들고 지칠 때 쉴 수 있는 안식처이자, 인생의 실패와 절망의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끈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 어디에도 이처럼 서로에게 무한한 에너지와 사랑을 내어주는 존재는 없다.

주지하듯 우리나라 인구 감소는 ‘대한민국 소멸’이라는 위기의식 속에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뒤늦게나마 위기를 느낀 정부와 관련 단체가 적지 않은 예산과 정책을 펴고 있지만 그다지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합계출산율이 2023년 4분기에는 0.6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실제 서울 수도권의 합계출산율은 이미 0.54명에 도달했다. 이런 추세로 나가다 보면 멀지 않아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는 보이지 않고 늙고 병든 노인들만 득시글할 터다.

이는 희망 대신 절망을 의미한다. 얼마 전 뉴욕의 한 칼럼니스트는 “한국의 인구 감소가 중세 흑사병이 휩쓸어간 유럽의 인구 감소보다 더 심하다”는 분석을 내놔 위기감이 더 켜졌다.

이처럼 암울한 현실을 타개하자면 여야 정치권부터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여권은 다시금 비대위원장 찾기에 골몰하고, 야권은 대표의 주렁주렁 혐의로 법원 출입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인구 증가 묘책의 강구는 애당초 관심조차 없는 듯 보여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예부터 창름실이지예절 의식족즉지영욕(倉廩實則知禮節 衣食足則知榮辱)라고 했다.

“곡창이 가득 차야 예절을 알고, 의식이 풍족해야 영욕을 안다.”라는 뜻이다. 그 중심에 가족이 포진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사랑하는 가족은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제 모처럼 아들과 딸네가 다 집에 왔다. 아들네는 어제 돌아갔지만 딸과 외손녀는 지금 안방에서 자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건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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