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말엔 “대단하십니다” 아들 얘기엔 “훌륭하네요” “자랑스럽겠군요”
>제 귀를 의심하는 말 “아들, 너는 절대로 아버지만큼 잘 될 수 없어?”
>도움 주는 기사의 말에 힘 얻어, “아들, 너는 아빠보다 더 잘 될 거야. 사랑해!”

“손님이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인정받고, 대접 받고, 사랑도 받고, 칭찬을 듣고, 격려와 축하를 많이 받으시기를 축복합니다.”

카카오T 블루 택시 손님들을 축복해주는 멘트이다. 제가 “축복해드려도 괜찮겠냐?”고 물으면, 대다수는 감사하면서 축복(좋은 말)을 받지만, 때론 제게 “기독교인이세요?” 묻는 분들도 계신다. 그러면 사실대로 “기독교인이라”고 말한다. 종종 종교적인 축복일 것이라 생각하고 거부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축복을 받겠다고 하면 해드린다. 막상 축복을 받고나면 아주 좋아하신다. 축복을 받고서도 조용히 가는 분들도 계시지만, 많은 분들은 아주 행복해 하신다.

엊그제 만난 손님(50대 남성) 사례이다. 손님은 제가 “축복을 해드려도 괜찮겠냐?”고 묻기도 전에 본인 얘기만 하신다. 나름대로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을지 짐작이 되었다.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고, 내내 손님의 얘기를 들어주었다. 얘기인즉슨, “아들이 제대를 하자마자 복학을 했는데 본인이 원룸을 얻어주었다”는 얘기였다. 저는 아버지가 하는 일에는 “대단하십니다.” 아들 얘기를 할 때는 “훌륭하네요.” “자랑스럽겠군요.” “착한 아들이군요?”라는 말로 응대하였다.

그러다 아버지가 하는 말을 듣던 중에, 제 귀를 의심할 만한 얘기를 들었다. 아들한테 “너는 절대로 아버지만큼 잘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고 하신다.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이 말은 하는 손님(아버지)에게 축복을 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축복을 해드려도 괜찮겠냐?”고 물으니 “축복해 달라”고 하신다. 축복을 받고서도 여전히 “아들이 자신보다 더 잘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하신다. 아버지 얘기가 어느 정도는 공감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만큼 “아들의 시대는 살기가 퍽퍽할(힘들)것이라”는 마음에서 한 말이겠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 손님(아버지)에게 “제가 한 마디 해도 되겠냐?”고 물으니 해달라신다. 그래서 한 마디 해드렸다. “아버지 마음은 알겠는데 그래도 아들에게는 희망의 말을 해주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그랬더니 손님이 제게 묻는다. “어떤 말을 해주면 좋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듣기 불편할지라도 용기를 내서 말씀드렸다.

“아들! 비록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나 결혼이나 여러 가지가 힘들겠지만, 아빠보다는 훨씬 잘 될 거야! 파이팅! 아들, 사랑해!”

저의 말을 들은 손님(아버지)께서 제 말에 100% 공감한다며, 이제 기사님께서 말한 대로 “긍정의 말을 아들에게 하겠다.” 고 약속하셨다. 만이천원 정도 나왔는데 이만 원을 주고 내린다. 8,000원 짜리 상담을 한 것인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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