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가뭄, 늦은 장마 등 악재로 채소·과일 수확량 대폭 줄어

추석을 앞둔 지난 22일 담양시장에 나온 주민들이 치솟은 물가 탓인지 선뜻 제수용품을 구입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추석을 앞둔 지난 22일 담양시장에 나온 주민들이 치솟은 물가 탓인지 선뜻 제수용품을 구입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채소류와 일부 과일가격이 대폭 올라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폭염과 늦은 장마로 인해 채소류와 과일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재유행 등의 영향으로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축산물 가격도 소폭 상승을 보이며, 최근 강원도 양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으로 돼지고기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도매물가 정보 현황을 보면 지난 22일 현재 배추 10㎏ 가격은 1년전 1만48원에서 1만7천40원(69.6%)으로, 무 10㎏ 가격도 1만2천248원에서 2만220원(65.1%)으로 각각 올랐다.

이는 이른 추석에 공급될 고랭지 배추·무가 오랜 가뭄과 폭염, 늦은 장마의 영향을 받아 수확량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금치와 상추는 지난해 대비 23.6% 인상됐으며 양파, 미나리, 피망도 각각 지난해 대비 77.6%, 75.7%, 97.4%로 폭등했다.

추석 제수용 과일인 신고 배 10개는 평년대비 34.4% 오른 7만4천150원, 제철을 맞은 캠벨 포도 1㎏은 13.9% 상승한 2만6천20원이다.

한우 등심 1㎏은 10만2천530원으로 지난해 보다 3.4% 상승했고 국산 삼겹살은 2만6천460원으로 1.5% 올랐다.

반면, 홍로 사과 10개는 평년대비 11.73% 낮은 6만1천300원이고 닭고기와 계란, 오리 가격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각각 0.2%, 3.8%, 1.1% 내린 상황이다.

채소류의 가격 폭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일 가격은 덜 오른 편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가파르게 오르는 식재료 가격으로 지갑을 여는 소비자는 물론 물건을 파는 상인들마저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22일에 열린 담양시장은 추석 20일전이라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일찌감치 오른 물가에 시장 나온 소비자들이 가짓수를 줄이거나 아예 구매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상인들도 신이 나지 않는 표정이었다.

채소를 파는 상인 김모씨는 “일찍 온 추석이라 채소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다 올라서 소비가 없으니 도매로 사놓기도 겁나는 상황”이라며 “추석에 임박해 더 오른 채소를 사기 보다는 미리 사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모처럼 시장을 찾았다는 60대 여성 서모씨는 “정작 고추가격은 평년에 비해 그리 높지 않은 편인데 명절에 먹일 김치 담그기가 겁날 정도로 배추나 무 값이 너무 비싸다”며 “막상 추석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니 과일이나 고기값도 만만치가 않고 너무 오른 물가에 걱정이 한가득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