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다문화·한부모·조손 가정의 아이들을 돌봐주는 고마운 마을학교가 있다.

일하느라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하는 부모나 가족을 대신해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견학을 다니고, 독서를 하는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맞벌이를 하느라 놀아주지 못하는 정상적인 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방과후 학교 개념의 마을학교와 사뭇 다르다.

바로 담양읍 샘물마을학교다.

샘물지역아동센터 범룡석 대표와 마을학교 활동가 정진숙·이경아씨가 지난 2019년에 문을 열었다.

샘물마을학교는 평일에 샘물지역아동센터에서 방과후 돌봄으로, 주말에는 건강한 청소년으로 성장하도록 견학과 독서 등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담주초 20명, 봉산초 15명, 담양여중 1명이 다닌다.

이들 학생들은 동화나라 독서프로그램, 숲체험 활동, 내고장 알기 등 다채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동화나라 독서프로그램은 마을학교 강사나 학부모가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이 저마다 느낀 점을 자유롭게 발표하고 일기로 쓰거나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시간이다.

담양공공도서관에서 추천하는 권장도서를 매월 50권씩을 대여해 활용하고 있다.

마을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도서관을 방문해 직접 회원증을 발급받고, 도서관 이용과 도서 대출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 스스로 책을 대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이란 책을 함께 읽고 느낀 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밖에도 선녀와 나무꾼, 금도끼은도끼, 깜장우산, 의적 홍길동, 피노키오, 소금장수와 기름장수 등 다양한 책을 읽고 독후일기를 쓰고 독후화를 그렸다.

숲체험 프로그램으로는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길, 가마골생태공원, 광주호생태원 등을 찾아 숲길 걷기를 하고, 풀과 나뭇가지로 주변의 사물을 만들어 설명해 보고 끝나면 자연으로 되돌려 놓는 자연놀이법을 체험했다.

다양한 숲체험을 통해 숲과 자연에 친해지는 계기를 제공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대나무박물관 공예체험을 통해 대나무 명인에게 작은 대바구니 만드는 법을 배우고 직접 만든 바구니를 가져가도록 했다. 다례원에서는 꽃을 따고 세척하는 법, 건조하는 과정을 거쳐 직접 차를 만들어 마시는 다도예절을 체험했다.

내고장알기 프로그램으로는 고하 송진우선생기념관을 비롯 소쇄원, 가사문학관, 명옥헌, 송강정 등지를 찾아 역사적 인물을 탐구하고 지역문화를 이해하며 고장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했다.

금성면 대곡리 손곡마을에 있는 고하 송진우선생 생가와 기념관을 찾은 아이들이 민족지도자이자 독립운동가, 언론인으로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독립운동을 펼쳤던 선생을 기렸다.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태극기를 하늘 높이 치켜들며 3·1만세 운동의 모습을 재현했다.

손에 손에 태극기를 든 학생들이 마당으로 뛰쳐 나오며 만세삼창을 거듭 외친다.

송진한 관장의 안내로 비록 평범하고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물로 성장한 고하 송진우 선생의 업적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고하 선생은 우리말을 사용하기도 힘든 일제 식민지 상황에서 중앙고등보통학교 교장으로서 학생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쳐 민족의식을 불어 넣었으며 민족대변지인 동아일보 사장으로 국민들을 계몽하기 위해 물산장려운동, 민립대학설립운동, 브나로드운동 등에 앞장선 인물이다.

담주초 5학년 한 학생은 “나라를 잃은 상황에서도 독립운동을 한 대단한 분이 담양 출신이란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범룡석 샘물마을학교 대표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다양하고 폭넓은 현장학습의 기회를 통해 마을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구김살 없이 자긍심을 가진 건강한 청소년으로 성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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