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신주석서" 일러두기

 

 한문(漢文)은 문장의 맥락에 의거해 그 뜻을 해석해야 하므로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에 그렇게 좋은 수단은 못된다. 특히나 오래된 고문(古文)의 경우 한문이 현재와 같은 문법체계가 갖춰지기 이전의 글이기에 더더욱 해독(解讀)이 어려운 것이다. 체제와 문법이 정립되지 않은 때여서 현재 쓰이는 문법과 글자의 뜻으로 해석하면 저자의 생각과 글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 왕필이 17세를 전후로 하는 나이에 노자의 서물(書物)에 대하여 81장(章)으로 분류하여 주석을 달고 제목까지 도덕경(道德經)이라 붙였으나 지혜가 부족한 탓으로 도와 덕을 논한 글로 알고 유가(儒家)의 입장에서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필자는 신 주석서(註釋書)를 펴내면서 3가지의 큰 주제로 분류하였다. 그의 직관적 사색으로 도출한 결론만을 서술해 놓은 것으로 우주천체의 이치를 밝혀 놓은 ①우주편, 인간이 살아가는 규범 등을 적시해 놓은 ②인류편, 그리고 다스림과 전쟁에 대한 그의 견해를 피력해 놓은 ③치세편으로 분류하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석해 내면서 필자 나름으로 장의 순서를 새롭게 편집하여 넘버링(Numbering)하고 후대에 가필 된 것도 걸러내고 싶었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불편함을 초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기존에 붙여진 장(章)의 순서는 그대로 유지하고 원문(原文)도 가능한 한 왕필통행본(王弼通行本)을 근간으로 하여 집필하고 분류하였음을 알려드린다. 노자가 세상으로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함곡관에 머물면서 자신의 직관(直觀)을 직설적(直說的)으로 죽간(竹簡)에 써내려간 서물(書物)이 상당기간 동안 창고에 방치되면서 묶어놓았던 끈이 삭아 뒤섞인 것을 수습하는 과정에 그 순서가 뒤죽박죽되었을 뿐만 아니라 진시황(秦始皇)의 분서갱유(焚書坑儒)를 겪으면서 숨겨 보관되는 과정에서도 순서가 바뀌었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에 기존에 붙여진 장의 순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노자의 서물(書物)을 읽다보면 도(道)와 덕(德) 그리고 성인(聖人)이라는 글자가 자주 나온다.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에 대한 개념의 정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간략히 정리해 둔다.

1. 도(道) : 노자의 서물에 대한 기존의 해설서들을 보면 천편일률적으로 윤리(倫理)적인 도(道)와 그에 따른 덕(德)의 개념으로서의 道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 저자는 이 道라는 의미를 크게 3가지로 구분하여 정의하였다.

①우주편에서 언급해 놓은 道는 우주에서 천체의 생성과 소멸 운행 등 우주의 원리와 블랙홀을 지칭한다.

②인류편에서는 인간세상에서 돌아가는 포괄적인 현상의 인륜지도(人倫之道)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기존의 윤리도덕(倫理道德)의 道 바로 그 개념이다.

③치세편에서 언급해 놓은 道는 인간세상을 경영하는 통치자가 그 세상을 다스리는 치도(治道)로서의 道인 것이다.

2. 덕(德) : 이 덕(德)은 일원론적이고 보편적인 의식상태로서 도(道)를 진리 혹은 원리라고 본다면 덕(德)은 도를 따르는 실천적 의미이다. 이를 체용(體用)의 개념에 대입시킨다면 道를 體로 본다면 德은 用의 관계인 것이다. ①우주편에서 본다면 덕(德)은 우주만물의 근원이나 변화의 법칙으로 봐야 하고 ②인류편에서의 德은 인간세상의 근본적인 진리와 이치로 봐야 하고 ③치세편의 관점에서 본다면 德은 치세에 필요한 기본적인 규범의 의미로 볼 수 있다.

3. 성인(聖人) : 이 단어도 꽤 많이 나오는데 그 의미는 현대인들이 흔히들 생각하고 있는 종교의 창시자나 역사적으로 극소수의 위대한 인물에 대한 극존칭이 아니다. 이 성인(聖人)을 해석할 때는 그 해당되는 문장의 전후를 살핀 다음 ‘깨달은 사람’ ‘수양이 완성된 자’ 혹은 ‘가장 잘난 사람’ ‘제대로 된 사람’ 정도로 그 의미를 부여하여 이해하면 될 것이다.

 

 또한 노자가 2,600여 년 전에 살았던 인물인 만큼 지금의 세대와는 시대상황과 가치관에 다른 점이 있으니 인간이 살아가는 규범 등을 적시해 놓은 인류편과 다스림과 전쟁에 대한 그의 견해를 피력해 놓은 치세편에 대한 부분에서는 현대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이해하는 기준이라면 주의 깊은 고려가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활기 정신건강증진 연구원장 철학박사 임주완>

<齊和 노장사상연구소장>

<활기 풍수원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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