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 기반 한 체용(體用)의 학술분야

 필자의 칼럼논조는 철학에 기반 한 체용(體用)의 학술분야다.

 필자는 1980년대 중반에 사기업 연구소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상 스트레스와 건강상의 문제로 고민하다가 공기업으로 전직을 감행하였다. 전직한 후 가장 먼저 챙기기 시작한 것은 건강이었다. 그 당시의 신체조건상 힘들고 부담스러웠지만 체력강화라는 일념으로 시작한 것이 조깅이며 그 후 마라톤과 철인3종경기로 이어졌다. 이들 종목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단순무식한 반복운동이라는 것이다. 특히 철인3종경기는 강인한 체력, 경제적인 여건, 시간적인 여유의 삼위일체가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종목이다. 그래서 미주나 유럽은 물론이고 호주와 일본에서도 최고급 스포츠 종목으로 손꼽힌다.

 한편, 평소 건강과 관련된 이론에도 관심을 두면서 한의학 분야를 독학으로 파고들었고 이 분야의 서적을 섭렵하면서 풍수지리학 사주명리학 등 소위 실용동양철학에 빠져들게 되었다. 실용동양철학 분야는 교집합으로 주역과 도가사상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으며 체용(體用)과 음양 그리고 오행이라는 원리와 법칙의 범주에 속하는 분야이다. 역경으로도 불리는 주역은 동양고전을 유가의 기준으로 분류할 때 4서3경 중 하나다. 주역은 형이상학적이고 순수학문 분야인 의리역과, 형이하학적이고 실용과 술수분야인 상수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실용동양철학이라고 하면 주역의 상수역과 노자의 사상(도덕경)에 뿌리를 둔 실용학문을 말한다.

 노자는 제자백가 중에서 가장 앞선 자리에 내세워진 인물이고 그가 저술한 서물(書物, 도덕경)은 경전의 반열에 놓여진 고전이다. 소위 제자(諸子)라고 하면 통상적으로 공자, 맹자, 한비자 등 위대한 학자의 성씨를 쓰고 그 성의 뒤에 자(子)를 붙이는데 노자(老子)는 성씨가 이(李)씨이고 이름은 이(耳)이며 시호는 담(聃)인데도 이자(李子)라고 하지 아니하고 노(老, 라오)를 앞세우고 그 뒤에 자를 붙인 유일한 인물이다. 고대의 중국에서는 라오는 늙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가장 높은 어른이라는 극존칭이었다. 요즘도 이러한 의미로 老가 사용되고 있으며 따라서 노자란 여러 스승 중에서도 최고의 스승이라는 뜻이다.

 소위 도덕경이라는 책이름은 후대 유가 출신인 왕필이 최초로 노자의 서물에 주석을 달면서 도(道)와 덕(德)을 논했다는 판단에서 도덕경이 붙여졌다고 추정된다. 하지만, 노자의 서물은 도가나 유가의 경전이기에 앞서 우주의 생성(Blg bang)과 소멸(Black hole) 및 운행이치와 원리 그리고 이 우주에서 우리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의 가치관을 밝혀 놓은 위대한 경전인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1000여권에 달하는 거의 모든 도덕경 해설서는 노자의 본 뜻이 왜곡되었기에 왕필의 주석을 근본적으로 달리하는 필자의 <노자 신 주석서>가 2021년 3월 초순에 출간되어 나왔다.

 실용동양철학의 기저에는 체용론이 통관되고 있다. 체용관계에서 체(體)가 순수철학이면 용(用)은 실용철학인 것이다. 이는 서로 대비되는 개념으로 체에 밝은 강단파가 있는가 하면, 용에 능한 강호파도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순수분야인 학(學)과 실용분야인 술(術)이 서로 보완적으로 상호발전이 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실용학문 3가지 분야를 언급하자면 한의학, 풍수지리학, 사주명리학을 들 수 있다.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무슨 학술대회라는 형식의 발표회가 개최되지만 의학계와 극히 일부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이 이론에만 치우칠 뿐 실질적인 술수 부분의 비중은 미미한 실정이다. 아마도 우리민족의 오랜 세월에 걸쳐 내려 온 문(文)은 우대하고 무(武)나 술(術)을 경시해 온 문화적으로 고착된 인식에 기인한다고 본다. 또한 선비를 뜻하는 사(士)의 의미도 조선시대 초기 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문무를 겸비한 지식인을 지칭하였으나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은 조선시대부터 왜곡되기 시작하면서 문(文) 만이 강조되는 편식(偏識)의 절름발이 인격체가 되고 말았다.

 앞으로 필자의 칼럼논조는 순수학문과 실용학문 분야를 아우르는 학술에 대하여 가능한 평이 한 내용으로 쓰고자 한다.

<활기 정신건강증진연구원장 철학박사 임주완>

<齊和 노장사상연구소장>

<활기 풍수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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