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상 시상 및 축하공연, 가요제 열려

정읍시가 주최하고 (사)정읍사문화제 제전위원회가 주관한 '제32회 정읍사 문화제' 기념행사가 지난 25일과 26일 정읍사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정읍사 문화제는 백제가요(井邑詞)에 나오는 한 여인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지아비 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정읍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존의 체험행사를 대폭 축소하고 실시간 문화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온라인 등으로 생중계했다. 

25일 오전 정읍사공원 일대에서 전개된 채수 의례와 여인 제례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정읍사 문화제 행사는 오후 6시 예술회관에서 부도상 시상(수상자 최연임) 및 초대가수 김용림, 진성 등의 축하 공연이 흥겹게 펼쳐졌다.

다음날 진행된 정읍사 가요제는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돼 1만8천여 명이 동시에 접속하는 등 공연을 함께 즐겼다.

특히, 채수 의례와 여인 제례 등의 행사에는 윤준병 국회의원과 유진섭 정읍시장, 조상중 시의회의장, 조택수 정읍사문화제 제전위원회 이사장 및 제전위원, 시립국악단, 초산 음률회, 초산동 농악단, 예명원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참여했다.

칠선녀의 채수 의례 및 무용에 이어 망부사에서 진행된 정읍사 여인 제례식은 음률에 맞춰 제관 모자를 쓴 제전위 이사장과 정읍시장(초헌관), 국회의원(아헌관), 시의장(종헌관), 부도상 수상자 순으로 예식이 엄숙히 진행됐다.

한편, 제32회 정읍사 문화제 기념식에서 '부도상'을 수상한 주인공은 최연임(73)씨다. 정읍시 정우면에 살면서 교통사고로 거동이 불편한 남편을 45년간 지극정성으로 돌봐왔고, 병환 중인 친정어머니와 또 여동생을 극진히 살펴옴으로써 가족사랑의 귀감이 된 여인이다.

망부사 행사에서 여성단체 회원이 낭독한 정읍사 여인을 추모한 '제문' 일부다.

"제32회 정읍사 문화제를 맞이한 오늘, 당신을 사모하고 <井邑詞>를 찬미하는 정촌 후예들이 다정히 손잡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유계에 머물던 당신이시여! 부디, 당신의 옛 고향 정촌의 뜨락에 쉬어 내리소서. 그리고 산내음속에 지피는 향불 아래 고이 쉬소서.

당신이시여! 저 산 너머 당신의 옛 집 정촌 땅이 지금 보이십니까? 아니 보이십니까?

천여 년을 헤아리는 머나먼 세월 그 어느날 밤, 당신은 달빛을 머리에 이고 소슬한 바람, 산자락 바위에 올라 시장에 간 부군을 그 얼마나 마음 졸여 기다렸습니까?

부엉새 울던 달빛 아래 기다림에 지쳐 눈물 찍던 당신, 애태우던 정곡을 어찌 쉽게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이시여! 당신은 이 세상에 모든 의(義)와 정(情)으로 부도를 다하셨습니다.

이러한 흔적은 큰 빛과 향기로 남아 모든 여성의 가슴에 꺼지지 않는 횃불로 타올라 영원할 것이라 믿습니다..."

최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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