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후 미국·영국 등 앵글로색슨 5개국 결성한 정보연합공동체”

 

 

1946년 2차 세계대전 직후인 이 시기, 미국은 소련 등 공산국과의 냉전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영국과 첩보를 교환했고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더해서 1956년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라는 이름이 붙은 정보연합공동체를 구성했다.

정보연합공동체인 파이브 아이즈는 영어권 5개국으로 상호 첩보 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이다. 이들 국가는 모두 앵글로색슨으로 영미법을 따르기 때문에 법률상 공조가 용이하다.

처음, ‘파이브 아이즈’는 통신 등 신호정보(SIGINT) 수집기관 위주로 구성됐다.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가 주도하고, 캐나다 통신안보기반국(CSE), 호주 신호감독국(ASD), 뉴질랜드 정부통신안보국(GCSB)이 참여했다.

21세기에 들어서자, ‘파이브 아이즈’는 어떤 대상을 적성국으로 삼느냐에 따라 동맹이나 파트너 국가들과 ‘아이즈’라는 이름이 붙은 정보연합체를 구성했다. 우선 대상국의 '파이브 아이즈' 가입은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닌듯하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산하 첩보·특수작전소위원회는 보고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서는 미국의 기밀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대상국에 한국 등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중 냉전 시기 태동한 기존 파이브 아이즈의 확대 구상이 실제로 성사되기까지는 다양한 변수가 많지만, 미국의 중국 견제 행보에 따른 우리나라의 외교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안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이 확산하고 있다”며 “적들의 패권경쟁에 맞서 파이브 아이즈 동맹국과 더욱 밀접해져야 하는 것은 물론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민주주의 국가들까지 신뢰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파이브 아이즈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그에 따른 보고서를 요구했다.

지난 오바마 대통령 시절 처음에는 프랑스에 제안했다 거절당한 뒤, 이스라엘·싱가포르·한국·일본에 차례대로 제안했다 실패한 ‘식스아이즈’, 중국·러시아를 겨냥한 연합체 ‘파이브+쓰리 아이즈(프랑스·독일·일본 포함)’, 북한을 겨냥한 ‘파이브+쓰리 아이즈(프랑스·일본·한국 포함)’ ‘나인 아이즈(프랑스·네덜란드·노르웨이·덴마크 포함)’ ‘포틴 아이즈(독일·이탈리아·스페인·벨기에·스웨덴 포함)’ 등이 있다.

‘파이브 아이즈’를 주도하는 미국국가안보국(NSA, National Security Agency)은 동아시아 지역의 일본에서 가장 많은 감청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NSA 감청시설과 연락사무소는 한국에도 있다. NSA는 주한미군 기지 내에 한미특별연락사무소(SUSLAK-K)를 운영하며, 한국의 SIGINT(신호정보) 기관인 국방부특수정보부(777사령부)와 긴밀한 협력을 유지한다.

게다가 무엇보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중요한 파트너이며 세계 초대 교역국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사드 사태 이후 기업 간 거래가 위축되면서 한·중 교역량은 줄곧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2018년 2685억달러(약 310조4100억원)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2434억달러(약 281조3900억원)와 2413억달러(약 279조원)를 기록했다. 대중(對中) 수출액도 2018년 1621억달러(약 187조4300억원)로 정점을 찍은 이래 2019년 1362억달러(약 157조4900억원), 2020년 1325억달러(약 153조2400억원)로 줄어들었다.

이창호칼럼리스트
이창호칼럼리스트

만약 지금처럼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진다면 한중관계 역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으로 전망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파이브 아이즈’ 확대 추진은 미·중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대형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은 미·중 사이에서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을 '약한 고리'로 보고 있다. 중국 측은 이미 수차례 우리나라에 "미국에 줄을 서면 한국은 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더욱 우리나라는 사드 사태 이후 한중관계를 예전처럼 회복시키기 위해 사드 추가 배치 금지와 함께 한·미·일 군사동맹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만약 우리나라가 ‘파이즈 아이즈’에 참여하면 이 같은 약속을 뒤집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 때문에 한국의 ‘파이브 아이즈’ 참여가 가시화되면 중국은 보다 높은 강도로 한국을 압박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 이또한 한국이 2016년 사드 사태 당시 당했던 경제보복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파이브 아이즈 연합체인 뉴질랜드는 “파이브 아이즈의 역할 확대가 불편하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월, 나나야 마후타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우리는 다양한 현안에 대해 우리의 관심을 표현할 다각적 기회를 모색하는 것을 훨씬 선호한다”며 “뉴질랜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예측 가능한 외교 관계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1월, 뉴질랜드는 중국의 홍콩 민주화 탄압을 규탄하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의 공동성명에도 참여하지 않고 뉴질랜드만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창호(李昌虎)

평화통일시민연대 정책위원, 전, 통일교육위원

‘안중근평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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