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년 前으로의 여행…국가지질공원 11번째로 태어나다


1억년 전 자갈, 모래, 진흙이 쌓여 굳어진 역암
단일 규모 세계 최대 마이산 타포니 지형 유명

중생대 백악기 형성 진안 천반산, 평평한 정상
무주 적상산 천일폭포 화산암 절리 따라 형성

대체로 개발가능 재산권 분쟁 없이 수익창출 활용
비지질명소 발굴 지질자원과 연계 관광상품 개발
마을, 기관, 단체, 업체와 연계 지오프렌드 확대

④진안·무주 국가지질공원

국립공원이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무등산의 발전적인 보존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본 취재가 지리산·월출산 국립공원을 마치고 이제 지질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독특한 풍광의 마이산과 진안무주 10경을 보러가는 여정은 입하를 넘긴 절기답게 화창한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에 눈 부시다.

2019년 6월 진안군의 주도로 진안의 마이산, 운임암반일암, 구봉산, 천반산, 운교리 삼각주 퇴적층과 무주의 외구천동지구, 적상산 천일폭포, 오산리 구상화강편마암, 용추폭포, 금강벼룻길 등 모두 10개의 지질명소를 묶어 11번째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

이중 마이산은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의 타포니 지형으로 유명하다. 호수 아래 퇴적된 역암이 백악기 지각변동으로 융기해 1억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타포니 지형은 벌집 모양의 동굴을 의미하는 프로방스어에서 유래된 말로 암석이 얼었다 녹는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내부의 압력으로 바깥쪽 암석을 떨어져 나가는 현상을 지칭한다.

이와 달리 무주지역은 고원생대부터 백악기에 이르는 다양한 암석이 나타나고 있다. 풍화와 침식작용으로 하상침식, 감압곡류 등 특이한 지형들이 형성돼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무주읍 오산리에는 공처럼 둥근 구상암이 들어있는 형태의 변성암이 발견돼 천연기념물(제249호)로 보호받고 있다.

#진안 지질명소

681.1m의 수마이봉과 687.4m의 암마이봉으로 구성된 마이산은 수많은 전설과 지구의 비밀을 품고 있다.

두 봉우리가 마치 부부처럼 서있는 모습은 음양오행으로 풀이되기도 하고, 풍수설화에도 등장하기도 한다.

신라때부터 제향을 올리는 명산으로 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슐랭 그린 가이드북에서 만점을 받은 명소다.

일반적으로 12m 정도에 불과한 능수화 넝쿨이 25m까지 자라는가 하면, 접착제 없이 설치된 탑사의 탑돌들이 태풍에도 끄떡없다. 나침반의 동서방향이 틀어지고, 역고드름이 형성되는 등 자연과 역행하는 신비한 현상이 관찰된다.

천연기념물 제386호 청실배나무, 제380호 줄사철나무 등 우수한 생태자원과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1억년 전 자갈과 모래, 진흙 등이 쌓여 굳어진 역암으로 구성돼 있으며, 암마이봉과 수마이봉 동남쪽에 발달한 타포니는 마이산의 지질학적 가치를 높여준다.

구봉산은 주천면과 정천면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중생대 백악기에 분출된 마그마가 식으면서 9개의 봉우리가 형성됐다.

제3봉과 제4봉 사이에 구름다리가 설치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천반산은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됐으며 정상부근으로 갈수록 평평해지는 특이한 지형을 이루고 있다.

조선시대 정여립과 관련된 전설이 곳곳에 남아 있으며, 주변을 흐르는 U자 형태의 감압곡류 하천이 일품이다.

운임암반일암은 수많은 기암괴석과 험준한 절벽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 여름철 진안의 대표적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으로 절벽이 형성됐으며, 주상절리, 기공 구조 등 화산활동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운교리 삼각주 퇴적층은 1억년 전 자갈과 모래, 진흙 등이 쌓여 만들어졌다,

절벽에 보이는 줄무늬(층리)가 한쪽 방향으로 경사를 이루고 있어 퇴적층이 형성될 당시 주변환경과 물의 흐름을 연구하는 자료가 된다.

#무주 지질명소

외구천동지구를 대표하는 지질명소는 라제통문, 수심대와 파회가 있다.

라제통문은 고대시대 백제와 신라의 경계이자 관문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변에서는 선캄브리아기 변성암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이 부근의 험준한 산과 하천은 주변지역과의 교류에 걸림돌로 작용해 통문 양쪽의 언어와 풍습 등에 차이를 발생시켜 각각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게 한 요인이 됐다.

또 일제 강점기에는 수탈된 물자수송을 위해 동굴이 확장된 비운의 현장이기도 하다.

수심대와 파회는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유문암질 응회암이 분포한다.

이들 암석은 오랜 풍화와 침식작용으로 험준한 절벽과 평평한 지형의 하천바닥으로 변형돼 현재의 멋진 경관을 연출하게 됐다.

수심대와 파회를 따라 굽이쳐 흐르는 하천이 아름답다.

적상산 천일폭포는 백악기 퇴적암과 화산암으로 구성된 적상산 중턱 화산암 안에 발달한 절리를 따라 형성됐다.

하늘아래 하나밖에 없는 폭포라는 천일폭포는 적상산 정상부근 계곡의 병풍바위부터 천길이나 되는 암벽을 타고 쏟아지며 주변의 울창한 수림과 장관을 이룬다.

폭포 주변의 암석은 9천만년 전 일어난 화산활동으로 분출된 화산재와 암석 등이 쌓여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뜨거운 암석이 식으면서 부피가 줄어들고, 이때 형성된 표면의 균열(절리)이 발달하면서 폭포가 형성됐다.

용추폭포는 선캄브리아기 화강편마암을 바탕으로 잘 발달된 절리를 따라 오랜 시간의 풍화작용이 만들어낸 계단모양의 폭포다. 주변의 노송과 어울린 경관이 뛰어나다.

무주읍 오산리 구상편마화강암은 19억7천만년전 화성암질 마그마로 빠져 들어간 이암이 18억6천만년전 변성을 받아 형성됐다.

구상암편들은 주로 검은색이나 어두운 녹색을 띄는데 일부 구상암편은 내부에 흰 부분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흰색부분은 변성작용 당시 퇴적암 일부가 녹아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금강벼룻길은 굽이굽이 흐르는 금강상류를 따라 펼쳐진 기암괴석과 생태경관을 자랑한다. 선캄브리아기 변성암을 비롯 각시바위, 습곡 등 지질구조를 볼 수 있다.

#지질공원 활용

지질공원은 대체로 개발행위에 대한 제한이 없어 재산권과 관련된 분쟁이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가지질공원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탐방객 유치와 특산품 판매 등을 통한 수익창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질명소와 연계할 수 있는 역사·문화 등 비지질명소를 발굴해 천연의 지질자원과 연계한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진안에서는 자연동굴을 법당으로 삼은 마이산의 금당사, 마이산의 안뜰과 같은 은수사, 세계적으로 희귀한 가위를 볼 수 있는 가위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무주는 우리나라 대표적 산악형 리조트인 덕유산 리조트를 비롯 조선왕조실록(국보 제151호)을 300년간 보관했던 적상산 사고지, 라제통문을 시작으로 덕유산 향적봉까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여주는 36㎞의 구천동33경을 자랑한다.

두 지역에서는 탐방객들이 지질공원을 한 층 더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지역의 마을이나 기관, 단체, 업체 등과 연계한 지오프렌드도 점차 참여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진안에서는 홍삼스파&홍삼빌, 우래한우, 연·꽃두부, 진안마을 한정식, 진안홍삼족욕카페, 진안창작공방, 생활과학교실, 하가막마을이 참여하고 있다.

또 무주에서는 카페 아잘리, 협동조합공간, 덕유산 국립공원, (사)무주군 관광협의회, (사)마을을 잇는 사람들, 머루와인동굴, 호롱불마을이 가입했다.

특히 지질공원을 주도한 진안군은 관광업무를 수행하는 부서를 본청이 아닌 도립공원 마이산 북문 입구 탐방객센터에 두고 지질공원만을 전담하는 지질공원계를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담양자치신문 김정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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