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보배추 건강식단, 다양한 농산물가공품…줄잇는 식도락가 행렬

한적한 대전면 신룡마을에서 곰보배추를 활용한 건강식단으로 광주근교의 이름난 맛집으로 소문난 보자기 농가맛집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강밥상을 먹으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식도락가들의 행렬을 쉽게 볼 수 있다.

마을주민이 보자기 식당 앞 당산나무 아래 행상을 차리고 시골 농산물을 보자기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이색풍경이 펼쳐진다.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최미경 대표를 만나 보자기 농가맛집의 성공스토리를 들어본다.

#곰보배추로 일어선 농가맛집

1989년 딸기를 재배하는 김재규씨와 결혼한 최미경 대표는 새로운 농법에 대한 기술이나 노하우도 없이 1996년 농업현대화 추세에 맞춰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양액재배를 했다가 쓰라림을 맛봤다.

공판장에 내는 수수료를 아끼려고 수확한 농산물을 직접 들고 나가 재래시장과 길거리 노점에서 판매하는 등 눈물겨운 노력에도 기대에 못 미쳤다.

막막한 현실을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찾고자 2000년 생활개선회와 음식연구회에 가입해 재충전과 자기개발의 기회를 가진 최 대표는 농산물 가공을 통한 지속적인 판매의 필요성을 깨닫고 딸기잼과 메밀묵, 된장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직접 생산한 농산물로 가공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단골 고객층을 확보했는데도 잼과 묵, 된장만으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

고심 끝에 사시사철 판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기관지와 암, 여성질환, 장 건강, 관절, 피부질환, 치통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곰보배추를 된장과 접목하게 됐다.

기관지와 호흡기 계통이 약한 가족력으로 곰보배추에 관심을 가져온 최 대표는 자신의 손맛과 건강이라는 콘셉트를 연결한 식단으로 담양군 향토음식자원화사업에 선정돼 보자기 식당을 열게 됐다.

#정직한 식재료로 만든 밥상

최 대표가 처음 선보인 밥상은 곰보배추 쌈밥이다.

초창기에는 생소한 메뉴여서인지 단순한 시골밥상으로만 생각하고 외식이라 하기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는 말을 듣곤 했다. 최 대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유통한다는 일념으로 정직한 밥상을 차려내는데 몰두했다.

곰보배추 쌈밥과 함께 우렁이 된장국과 우렁이 쌈장, 우렁이 회무침, 돼지고기수육, 오리백숙 등 모든 메뉴를 곰보배추 진액으로 맛을 냈으며, 채소와 우렁이·오리 등 마을주민과 지역에서 생산한 식재료를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내 고장에서 나는 농산물로 안전한 먹거리를 만드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고자 식재료 소개와 일체의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조리법, 효능 등 많은 이야기꺼리를 가지고 고객들과 자주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고객들의 고언에 귀 기울여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밥상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최 대표에게 “소박한 밥상이었지만 어머님이 차려준 것 같은 행복한 밥상이었다”는 어느 70대 노신사의 격려는 정직한 식재료로 속이 편안한 밥상을 만드려는 다짐과 더 열심히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

#농산물 생산·가공 체험장 운영

초창기 점심손님이 없을 때는 딸기잼, 된장, 음료 등 여러 제품을 판매해 사업장을 유지하면서 남는 시간에 떡케이크, 밑반찬 만들기 등의 체험장을 운영했다.

농장에서 야채 수확도 하고 음식도 만드는 과정에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등 재미있는 체험이 되게 했다.

또 남은 식재료는 가격에 상관없이 함께 나눠 먹으며 정을 쌓아갔다.

차츰차츰 곰보배추를 비롯한 식자재의 생산과정을 알게 된 고객들은 스스로 자신의 SNS에 농장 방문기를 올리는 등 홍보대사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간이 지나자 보자기 농가맛집은 신문과 라디오, TV 등에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되고, 어느덧 줄을 서서 기다릴만큼 유명 맛집으로 자리잡았다.

#곰보배추 된장, 차, 음료 특허

식당의 성공에 힘을 얻은 최미경 대표는 곰보배추와 직접 기른 농산물로 가공식품 개발에도 열중했다.

생활개선회와 음식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교육받았던 기관과 농업기술센터에서 자료를 수집해 공부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곰보배추 된장, 곰보배추와 구아바잎을 넣은 차, 숙취해소에 좋은 음료를 개발해 특허까지 받았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기술을 익히고 시도해 곰보배추 된장, 곰보배추 발효액, 곰보배추 음료, 딸기잼 등 건강에 좋은 다양한 농산물가공품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한국조리협회로부터 곰보배추명인 지정도 받았다.

#이웃과 상생하는 ‘함께하기’

최 대표는 많은 조언과 도움을 준 고객들과의 인연으로 보자기 식당이 자리잡게 됐다는 생각을 갖고 이웃과 지역이 함께 하는 행복한 공동체를 꿈꾼다.

2010년부터 ‘이웃과의 나눔’이라는 취지에 공감한 담양 문화예술인과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작은 음악회를 매년 열어왔다.

또 관내 사회복지시설과 홀몸가구 등을 위한 사랑의 김장나누기를 매년 실천하고 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시장이 형성된다’는 평범한 진리가 보자기 식당 앞 광장에서 재현되고 있다.

고객들로 북적이는 보자기 식당 앞 정자주변에 마을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장터가 들어서는 등 이웃과 함께 상생하는 터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최미경 대표가 꿈꾸는 보자기의 미래는 ‘함께하기’다.

보자기 식당은 힘든 농촌생활과 각박한 도시생활에 찌든 이웃들에게 건강한 식단을 함께하고, 세상사 애환을 함께 나누는 에너지 충전의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다./담양자치신문 조 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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