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코의 옥천 탐방3] 정지용 생가
[행코의 옥천 탐방3] 정지용 생가
  • 김동호
  • 승인 2021.01.09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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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빈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 그 곳이 참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향수'라는 정지용 시인의 시에서처럼 누구나 고향에 대한 애착심은 있다. 잊을수 없는 고향, 잊혀지지 않는 고향은 인간미를 잃지 않게 하는 깊은 저력이 된다. 

옥천의 구읍에 위치한 정지용 생가는 육영수 여사의 생가에서 300미터 정도 거리에 인접해 있다. 두 사람은 거의 동시대에 살았던 인물이지만 정지용 시인은 1902년에, 육영수 여사는 1925년에 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이 둘은 다소 다른 환경에서 살다 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뇌리에 살아있다. 코로나로 전쟁터와 같이 어수선한 이 시대에 옥천은 포도와 묘목만 아니라 정지용 시인과 육영수 여사를 찾는 방문객들로 다소 활기를 띄고 있다.

육영수는 군인 박정희와 결혼하여 공산주의와의 대척점에 서는 반공주의자 남편인 박정희 대통령의 내조자로 살아가다가 문세광의 총탄에 생을 마감했다. 반면에 정지용은 납북되어 행방불명된 관계로 박정희의 통치하에서 이름 석자를 금기시 당했던 불운한 천재 시인이다.

정지용은 한의사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12세에 결혼했다. 이후 부친을 따라 가톨릭신자가 되어 프란치스코라는 영세명을 받았고, 옥천공립보통학교를 마치고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해서 박종화 등과 친분을 쌓았으며, 이 때 동인지인 '요람'을 편찬했다. 이후 3.1 운동이 일어났을 때 학생들과 함께 시위를 주도하여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다.

이후 1923년에 교토의 도시샤대학 영문과에 입학하여 1926년 유학생 잡지인 '학조'에 자신의 시 '카페 프란스'를 발표하였다. 이후 1929년 귀국하여 해방때까지 휘문고등보통학교에서 영어선생으로 활동하였다. 1930년에는 김영랑이 창간한 '시문학'의 동인으로 참가했으며, 1933년에는 '가톨릭 청년' 편집고문으로서 이상의 시를 세상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1939년에는 '문장'의 시 추천위원으로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등 유명한 청록파 시인을 등단시켰고, 해방 이후에 이화여자대학교 문과과장 및 교수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에는 보도연맹에 가입하여 전향 강연자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한국전쟁이 터지자 납북되어 평양감옥에서 옥사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실개천이 흐르는 정지용 생가에는 코로나로 사립문이 굳게 닫힌 채 주인을 잃고 나그네들만 담장 너머로 고개를 기웃거리고 있다. 정지용 시인이 태어난 지 세월이 100년이나 흘렀다. 정지용 시인이나 육영수 여사의 파란만장하던 삶처럼 그동안 참 많고 많은 일들이 구읍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스쳐 지나갔다. 지금의 코로나 사태처럼...

 

글 / 뉴스포털1 전국방송취재본부장 김용진 교수

(국제웰빙전문가협회 협회장, 국제웰빙대학교 총장, 행코기자단 단장, 행복 코디네이터 창시자)

동행취재 / 행복코디네이터총연합회 회장 김동호, 대한상공협의회 회장 박재완, 한국강사총연합회 사무총장 조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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