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용어 두고 굳이 외래어 사용이 문제
담양군도 국적불명 외래어 실태조사, 개선 나서야

올해로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온 국민이 쉽게 사용하도록 한글을 반포한 지 574년.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로 인해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과학적인 문자를 가진 자랑스런 국민으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실상, 현실의 우리는 그리 자랑스런 모습만은 아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10월 9일 한글날이 돌아왔지만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외래어, 외국어, 국적불명 언어의 홍수속에 별 부끄러움 없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의 뜻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이다. 따라서 국가나 정부기관, 그리고 일선 공공기관에서는 누구보다 앞장 서 바른 소리, 올바른 한글을 사용해야 마땅한데도 오히려 외래어·외국어·국적불명어를 갈수록 남발하고 있어 이에대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가 평소 눈 여겨 보거나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고 있지만 우리말을 가장 많이 솔선수범 사용해야 할 정부와 공공기관, 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외래어를 남용하고 있는 현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마다 한글날 즈음이면 우리글,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고 존중하자는 다양한 제안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정부와 공공기관의 외래어 사용실태는 갈수록 더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 늘상 접하는 공공기관과 행정기관의 업무내용이나 보도자료에는 ▲벤처 ▲스타트업 ▲청년매칭 ▲인센티브 ▲R&D ▲브리핑 ▲모빌리티 ▲00프로그램 ▲00프로젝트 ▲00클러스트 ▲00테크노파크 ▲어메니티 ▲팜스테이 ▲로컬푸드 ▲바우처 ▲멘토·멘티·멘토링 ▲원스톱서비스 ▲금연클리닉▲팸투어 ▲랜드마크 ▲개소 ▲결손가정 ▲저감 ▲관할 ▲금회·금번 ▲관급 ▲별첨 ▲익일 ▲인수 ▲주민센터·치안센터 등 난해한 외래어(외국어)나 어려운 한자어, 국적불명 조합어 등을 사용한 정책용어가 홍수를 이루며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가 장기화 하면서 외래어와 국적불명의 언어들이 더욱 빠르게 생산, 확대되고 있다. ▲팬데믹 ▲드라이브 스루 ▲코호트격리 ▲포스트코로나 ▲비말 ▲언택트 등이다.

이처럼, 우리말을 보호하고 장려해야 할 정부 각 부처에서 해마다 생산, 수립하는 계획과 지방자치단체에 내리는 공문을 보면 정책이나 제도, 업무에 여전히 외래어를 즐겨 사용하고 있는 것이 발견된다. 게다가 일제강점기에 정착된 출처를 알 수 없는 일본식 용어와 군사정권 시대의 권위적 행정용어들이 아직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담양군도 예외는 아니어서, 각 실과소에서 추진하는 업무계획이나 홈페이지 등을 살펴보면 통상 관용적으로 쓰는 어려운 한자어 행정용어 뿐만 아니라 ▲가이드라인 ▲대응매뉴얼 ▲온라인교육 ▲공공데이타 ▲탄소포인트제 ▲서비스 제공 ▲통계사이트 ▲관광가이드 ▲시티투어·시장투어·사이버투어 ▲웰빙코스 ▲여행스케줄 ▲INFO 등 사용문장의 한줄 건너 한 단어씩 이상 외래어, 외국어, 어려운 한자어 등이 쉽게 눈에 띈다.

이에 지역민들은 “행정에서 사용중인 공문서를 비롯 민원서류, 게시문, 안내문, 각종 표지판 등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와 외래어·외국어, 어려운 한자어 사용 실태를 조사해 이를 반드시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면서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담양군이 외래어의 홍수로 오염된 행정용어들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도 생태도시 정책의 일환으로 강력히 시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본지 지면평가위원들도 최근 열린 3분기 회의에서 “과거에 비해 일제의 잔재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공공기관에서 쓰는 일본식 행정용어나 일본식 외래어가 적지않다” 면서 “공공기관이나 지역사회에서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일제 잔재나 불필요한 외래어를 없애는데 담양뉴스가 앞장서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지구촌 세계화와 페이스북, 유튜브로 대변되는 온라인 공유 운영체제가 일상화 된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돼 사용되는 공통된 언어를 쓰는 것은 일면 이해될 수 있다손 치더라도 우리말로 대체 가능한 용어를 두고 굳이 외래어·외국어, 어려운 한자어를 공공기관에서 계속 사용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장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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