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대전현충원 문재인 대통령 참석, 추념사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이 지난 6일 오전 10시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엄수됐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박병석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및 정부주요인사, 국가유공자, 유가족, 6.25전쟁 참전용사, 시민, 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해 호국영령들을 기억하고 추모했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의 이번 추념식은 수도권 코로나19 감염 여파를 감안해 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에서 열렸으며, 묵념과 헌화, 분향, 편지낭독 및 추모노래,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 대통령 추념사, 추모공연, 현충의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나라사랑 정신을 이어가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추념사 일부를 소개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6.25전쟁 70주년인 올해, 예순다섯 번째 현충일을 맞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가장 빛나는 시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헌신과 희생 위에 서 있습니다. 이곳에 잠들어 계신 한분 한분 모두가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들어낸 분들입니다.

애국 영령과 국가유공자들께 존경을 표하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해방 후 많은 독립군, 광복군이 국군이 되었습니다. 독립정신을 호국정신으로 계승하여 6.25전쟁에 참전했습니다. 광복군 참모장 김홍일 장군은 '한강 방어선 전투'를 지휘했습니다. 광복군 유격대장 장철부 중령은 많은 전투에서 전공을 세운 후, 이곳 대전현충원에 잠들어 계십니다.

목숨을 바쳐 용맹하게 싸운 장병들뿐만 아니라 부상병을 헌신적으로 돌본 보이지 않는 영웅들도 있습니다. '위국헌신 군인본분'을 실천한 간호장교들이 있어, 가장 위태롭고 절박한 순간에도 병사들은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으며, 이 역사는 70년이 지난 오늘, 후배들에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故 임춘수 소령은 1951년 7월 강원도 양구 전투에서 전사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가슴 깊이 딸의 돌사진과 부치지 못한 편지를 품고 있었습니다. 오늘, 따님 임옥자 님이 70년 만에 아버지에게 보내는 답장을 낭독해 주셨습니다.

평화는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며, 두 번 다시 전쟁이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만드는 것은 국민이 부여한 국가의 책무입니다.

정부는 평화를 지키고 만들기 위해 더욱 강한 국방, 더욱 튼튼한 안보에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분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역사에 새길 것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6.25 무공훈장 찾아주기 조사단'을 출범시켰습니다. 5천여 명의 유공자를 찾았고, 생존 유공자들께 훈장을 전달해 드렸습니다.

유해 발굴 사업도 계속해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에서 찾은 6.25전쟁 전사자들을 대전현충원에 모셨고 가족에게 훈장을 전달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모든 희생과 헌신에 국가는 반드시 보답해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의 삶을 뒷받침하고, 기억과 계승을 위한 보훈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생활조정 수당'과 '참전명예 수당'을 지속적으로 인상해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의 명예로운 삶을 지원하고 의료지원도 한층 강화 하겠습니다.

현재 국립 대전현충원에 4만9천 기 규모의 봉안당을 건립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전국 35만 기의 안장 능력을 44만 기까지 확충하고, 2025년에는 54만 기 규모로 늘려 예우를 다해 국가유공자를 모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6월 2일 '군인재해보상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군 장병의 헌신과 희생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병사들의 일반 장애 보상금을 대폭 인상하고, 교전으로 인한 장애는 일반 장애 보상금의 2.5배를 지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족연금 지급률도 근무 기간에 관계없이 일원화했고, 유가족 가산제도를 신설해 가족이 많은 경우 더 많은 연금을 받도록 했습니다.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보훈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 중 하나입니다. 보훈이야말로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일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 생명까지 바칠 수 있는 애국심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독립,호국,민주 영령들은 각자 시대가 요구하는 애국을 실천했고, 새로운 시대정신과 역동적인 역사의 물결을 만들어냈습니다. 누군가의 아들과 딸이었으며, 아버지였고 어머니였던 평범한 이웃들이 우리의 오늘을 만든 애국 영령들입니다.

독립,호국,민주의 역사를 일궈온 우리 국민의 저력을 가슴 깊이 새기며, 애국 영령들께 다시 한 번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한편, 전라북도 각 시,군에서도 별도의 추념식이 열린 가운데 6일 오전 국립 임실호국원(강진면) 현충탑 광장에서 송하진 지사와 송성환 도의장, 김천석 35사단장, 심민 임실군수, 신대용 군의회의장, 보훈단체 관계자 등 초청인 50여 명이 참석해 국가를 위해 희생한 호국영령들을 기렸다.

이날 묘역에는 오후까지 많은 유가족이 찾아와 가신님들을 추모했다. 특히, 전남 무안에서 왔다는 최 모 자매는 90세의 어머니와 가족들이 매년 아버지가 있는 이곳을 찾아온다며, 묘비 앞에서 참배한 후 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전했다.

임실호국원에는 6.25 참전군인 및 경찰 묘역과 월남참전 군인 묘역, 국가유공자 묘역, 제1.2 충령당(봉안당)에 총 28,795 위(호남66%-충청14%-수도권14%-영남4%)가 안장돼 있으며, 안보 공원에는 6.25전쟁 당시 탱크, 곡사포 등의 전투장비가 전시돼 있다.

최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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