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 아래 그쯤 어딘가에서 만난 쉼표, FOR; REST
보문산 아래 그쯤 어딘가에서 만난 쉼표, FOR; REST
  • 안시언 기자
  • 승인 2019.06.12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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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누구나 길을 잘못 들어 되돌아 나와야 할 때가 있다. 예기치 않은 인생의 U턴은 누군가에겐 좌절을, 누군가에겐 새로운 길의 발견을 선사한다. 돌아 나와야 하는 길, 부산스레 목적지를 다시 설정하는 것은 뒤로 잠시 미루고 한 박자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숲에서 만난 작은 쉼터, 카페쉼표는 그렇게 바쁜 숨을 고르고 가는 곳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길을 잘못 들어 되돌아 나와야 할 때가 있다. 예기치 않은 인생의 U턴은 누군가에겐 좌절을, 누군가에겐 새로운 길의 발견을 선사한다. 돌아 나와야 하는 길, 부산스레 목적지를 다시 설정하는 것은 뒤로 잠시 미루고 한 박자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숲에서 만난 작은 쉼터, 카페쉼표는 그렇게 바쁜 숨을 고르고 가는 곳이다.

“쉼표는 대부분 그런 손님들이 많아요. 잘못 들어선 길에서 우연히 이곳을 찾게 됐다고. 그리고 그런 분들이 음악회를 꼭 찾아 주세요.”

커피 향과 나무 향, 그리고 알 수 없는 은은한 한약재 향이 공존하는 이곳은 카페 ‘쉼표’. 보문산이 올려다보이는 이곳은 아슬아슬한 비보호 좌회전과 길의 정의를 의심하며 걷다 보면 만나는 곳이다. 인스턴트가 아닌 직접 달인 쌍화차와 예가체프 중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하고, 저래도 될까 싶게 호두를 잔뜩 올린 수제 파이와 경쾌하게 부서지는 스콘은 간식이 아닌 식사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카페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이곳은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저녁이면 또 다른 얼굴로 손님과 대면한다. 손님은 관객이 되고 관객은 다시 연주자가 되는 특별한 시간, 바로 ‘쉬어가는 음악회’가 그것이다. 오카리나를 연주했던 카페 주인장 신숙경씨는 오카리나 동호회에서 이장을 맡고 있다. ‘오카리나 마을’이니 회장이 아닌 이장이란 직함은 정겹고도 설득력이 있다. 우리끼리 우리들 공간에서 연주회나 해보자던 초반 취지가 무색하게도 1주년을 맞은 올해 5월엔 카페엔 관객이 빼곡했다. 관객의 숨소리와 연주자의 미세한 떨림이 묘하게 어우러져 충만했던 그 날의 연주회를 잊지 못해 관객들은 SNS 통해 공유하고 있다. 오카리나 7중주와 피아노, 첼로 그리고 소프라노의 향연은 완숙한 봄의 정취가 더해진 보문산 자락이여서 더욱 특별한 감성을 선사했다. 클래식부터 대중가요까지, 장르의 한계도 없고 한계가 없기에 소통의 진폭도 넓다. 피아노와 오카리나 반주에 맞춘 단무도를 만날 수 있는 매력 가득한 곳, 카페 쉼표다.

 

 

 

“지금처럼만 꾸준하게, 크게 욕심내지 않는 한 걸음을 걷는 거죠.”

“어느 날, 나이 지긋한 할머니 여덟 분이 방문했던 적이 있었어요. 피아노 건반을 쓸어 보던 손길이 예사롭지 않았던 그분들은 모두 음악을 전공한 분들이었어요. 목소리에서 세월의 흔적이 남은 그분들의 짧은 하모니를 잊을 수가 없어요. 우리도 저렇게 늙어 가면 좋겠구나 싶은 그런 만남이었죠.”

잘못 들어선 길에서 우연히 만난 카페쉼표, 한 박자 쉬어 가는 이들을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위로하는 이곳에서 오늘 잠시 쉬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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