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R 합계 20오버 92타를 기록한 신경철.
1R 포기 없이 경기 마친 '신경철' 결국 2R 기권.

[골프 전문취재 유동완기자] ‘A+라이프 효담 제주오픈 with MTN(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 1R, 첫 조로 경기를 펼친 신경철(28)이 경기를 마치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하자 관계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스코어는 숫자에 불과한 신경철프로
스코어는 숫자에 불과한 신경철프로

11/1일(목) 신경철은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세인트포 G&R 마레, 비타코스(파72. 7,433야드)에서 진행된 대회 첫째 날 4번홀(파4. 424야드) 신경철이 기준 타수(파4) 보다 14타를 더 치며, 18타를 스코어에 적어냈다.

대회 1R 신경철은 4번홀에서 OB(Out of Bounds-1번의 OB로 2타씩 잃음)를 무려 7개나 범하는, 웃지 못할 스코어가 나온 것이다. 4번홀 티 잉 그라운드에서 티 샷 5개, 세컨 샷 2개의 OB가 났다.

드라이버로 3개의 OB를 범한 신경철은, 2번 아이언으로 티 샷을 시도했다. 하지만 2번 아이언도 또 다시 2개의 OB가 나며, 신경철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절망스러운 상황을 맞이한 신경철은 마음을 가다듬고, 이번엔 3번 아이언으로 샷을 한 결과 간신히 페어웨이에 공을 보냈다.

하지만, 4번홀의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두 번째로 친, 3번 아이언 샷 또한 두 번의 OB가 발생하며, 신경철의 공은 눈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8개의 공을 가지고 시작한 신경철은 4번홀에서 총 7개의 공을 잃어버렸고, 단 1개의 볼로 남은 14개의 홀을 소화했다.

한편, 신경철은 “샷이 안되는 게 아니었다. 경기 후반에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낼 수 있었다” 며 “또한 샷이 아무리 안되고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프로로서 경기를 중간에 포기한다는 것은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신경철이 죽음의 4번홀에서 ‘한 홀에서 7개의 OB와 18타’ 를 적어낸 기록은, KPGA 코리안 투어 사상 (가장최다 OB, 최다 타수다)의 선수로 기억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과하고 끝까지 경기를 마무리 한 신경철의 정신력과 마음 가짐 만큼은 많은 박수를 받을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신경철은 “불명예스러운 기록의 주인공이 되어 부끄럽지만, 성적이 좋았을 때와 좋지 않았을 때 모두 내 기록이다” 라고 밝혔고, “지금은 골프 자체가 너무 좋다. 이렇게 대회에 출전해 경기하는 것이 재미있고 특별한 존재가 된 기분이다. 주변에서 도움 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성공해서 반드시 갚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올 시즌 제네시스 포인트 98위에 머물러 있는 신경철은 다음 시즌 시드 확보를 위해 오는 6일부터 치러지는 ‘KPGA 코리안투어 QT Stage 2’에 출전할 예정이다.

사진=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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