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권 출신 정치인사 홍수 속 가뭄

최근 서울시장 후보와 내년 대선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이 주로 부산과 경남 출신이다.

안철수(부산고), 조국(부산 혜광고)이 부산, 박원순(경남창녕·경기고), 문재인(거제·경남고)이 경남 출신이다.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대구 달성)도 경상권이다.

광주·전남권 인물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전북 출신 정동영과 정세균 등이 후보군이지만 현재로선 유력 후보라고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뒤를 이을 호남권의 큰 정치인의 대가 끊길 참이다. 당연히 안타까움을 넘어 허전하기 짝이 없다. 북풍한설에 맨몸을 맡긴 듯이 시리고 아프기까지 하다.

왜 이리도 시리고 아플까?

40여년간 계속돼온 박정희 정권에서 '홀대, 푸대점' 등의 소외와 저항이 잔뜩 배어나는 말들이 호남인의 입과 언론에서 끊이지 않았다.

이런 저항과 투쟁의 역사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이어지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호남인도 사람대접 좀 받고 지역 차별도 없어졌다고 느껴졌다.

이것도 잠시일 뿐.

이명박 정권은 눈치 볼 것 없이 드러내놓고 차별과 홀대를 저지르고 있다.

특히 재정적 지원이나 중요 기관 유치 등의 잇단 불이익과 인재 등용에서 차별에서 여실히 드러날 정도다.

지역민들의 얼굴에는 자제하고 있을 뿐 정치적, 지역적 편향성에 노기가 가득하다.

이런 상황을 맞고 보니 호남의 큰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 것은 좌절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호남을 대표할 큰 정치인이 왜 안 보이는 걸까?

우선 거목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그늘이 너무 큰 탓으로 볼 수 있다. 거목에 가려 인물이 커 나지 못했거나 쓸 만한 후진 양성에 실패한 셈이다. ‘황색깃발’만 꽂아도 당선되는 상황에서 인물본위가 아닌 충성하는 사람을 뽑아 쓴 후유증이라는 해석이다. 또 호남인의 약화된 결집력을 들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지역민들은 먹고 사는데 나아진 것이 없다고 느꼈다.

친 호남정권이 10년간 집권했건만 변변한 대기업 하나 오지 않았고 산업 인프라 구축에도 뚜렷한 족적이 없었다. 정치의 무상함에 호남인은 흩어진 것이다.

이런 척박해진 정치 지형을 뚫고 호남을 구할 위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박형미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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