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약 복용 전에 원인을 찾아야

[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김영선기자] 최근 40대 주부 김씨는 건강검진 과정에서 자신이 고혈압임을 알게 되었다. 고민 끝에 김씨는 며칠 후 가까운 개인병원에 들러 혈압 약을 처방받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약을 먹어도 쉽게 혈압이 떨어지지 않았다. 고혈압,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걸까?

혈압을 말할 때는 늘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을 같이 말한다. 최고혈압이란 심장이 피를 쥐어짤 때 측정되는 혈압이고, 최저혈압은 심장이 이완되어 혈액을 받아들일 때의 측정치를 말한다. 보통 수축기와 이완기를 120/80을 정상혈압으로 보고, 140/90을 넘기면 고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은 만성적으로 동맥의 혈압이 올라간 상태를 말한다. 운동을 하고 난 직후라든지 하는 경우에 일시적으로 혈압이 올라갈 수 있는데, 이런 일시적인 상황을 고혈압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수많은 상황이 고혈압을 발생시킨다. 갑상선 기능항진증, 신장질환, 경구 피임제 복용, 염분의 과잉 섭취, 비만, 스트레스, 기온 변화 등 참으로 다양하다. 이 중 원인이 명백한 고혈압을 속발성 고혈압, 혹은 이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에 반해 원인을 알기 어려운 고혈압을 본태성 고혈압 혹은 일차성 고혈압이라고 부른다.

속발성 고혈압은 원인 제거를 하면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본태성 고혈압은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치료를 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부작용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약을 써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 안타까운 일은 전체 고혈압 중 90~95%가 본태성 고혈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고혈압임을 확인하자마자 약부터 복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원인을 찾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호르몬 이상으로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호르몬 검사를 통해 내분비계에 이상이 확인된다면 혈압 약 대신 내분비 약을 복용해야 한다.

혈압을 높이는 대표적인 호르몬으로 신장에서 분비되는 레닌이 있다. 레닌은 여러 단계를 거쳐 안지오텐신Ⅱ라는 화합물이 되는데, 이는 동맥의 근육에 작용해 혈압을 올리는 혈압상승제이다. 그러니 안지오텐신Ⅱ를 만들지 못하도록 하면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부신에 종양이 생기거나 부신수질에 종양이 생겨도 혈압은 올라간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원인제거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고혈압을 일컬어 조용한 살인자라고 한다. 고혈압은 별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각종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켜 사망할 확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가장 흔하게는 심장질환이고, 이 밖에도 각종 뇌질환과 신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혈압약이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혈압 약으로 인한 부작용보다 고혈압으로 인한 나쁜 결과가 더 크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140/90이상이면 혈압 약을 복용할 것을 권한다.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우선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원인제거 치료를 받아야 하고, 평생 관리한다는 자세로 금연과 금주, 염분관리, 저지방 식사, 정상 체중 유지를 위한 규칙적인 운동 등과 함께 담당 의사의 지시에 따른 꾸준한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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