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수직사고로 현재의 수평가치 소화 어려워”
‘성공’과 ‘출세’를 구분하는 마인드세트 정립 절실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이인권 대표. <사진제공=한국소리문화의전당>

[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 김선희 기자회원 ] 우리사회를 들여다보면 어떤 정치 현안이나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 끝없는 정쟁(政爭)이 전개되고 있다. 세월호로 촉발된 국가적 개조의 큰 과제를 엄정히 수행해야 할 국정의 핵심리더들을 선임하는 것부터 터덕거리고 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접점은 나오지 않고 첨예한 대립과 소모적 원론으로 일관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모든 국민들도 아고라의 시대를 맞아 준 정치화  이념화 되어가고 있다.
 
국가를 이끌어가는 위정자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국민을 위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단지 그 방법론이 다를 뿐 목적은 같은 것 일건데 합치점이 도출되지 않고 언제나 평행선만 달릴 뿐이다.

그동안 일치점에 다다르지 못하고 불협화음 속에 실행된 정책들이 결과적으로 얼마다 많은 비효율과 낭비를 초래하는지 수없이 보아왔다. 
 
우리사회의 이런 현상은 언제까지나 계속될까?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한국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사회문화체계'가 혁신을 넘어 개조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진정 우리사회의 ‘리더십’은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사회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제는 한국사회가 ‘정치적’이 아니라 ‘문화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이인권 대표는 주장한다.

기자는 20일 이 대표와 가진 대담을 요약했다.

- 우리사회가 ‘문화적’이어야 한다는 뜻은 무엇인가?
먼저 ‘문화’라는 개념부터 이해해야 한다. 로젠블라트는 “문화란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고 하는 일체의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인간사회는 문화의 기준으로 다른 생명체와 구분된다. 우리사회의 문제는 각 분야별로 그런 문화가 완숙되지 못한 데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곧 ‘정치문화’, ‘경제문화’, ‘사회문화’, ‘교육문화’...심지어 ‘예술문화’도 선진화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들을 우리는 보고 있다.

-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문화의 가치란?
문화는 곧 ‘품격’이다. 품격이라는 말 속에는 인간만이 보여줄 수 있는, 또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가치요소가 다 포함된다. 합리성, 배려, 존중, 사랑, 평등, 자유 등, 바로 이런 ‘개체적인 가치’가 사회문화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그런 점에서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오히려 그 반대로 ‘집단적인 이기(利己)’가 팽배해 있다. 모든 사회 분야에서 나타나는 문제의 근원은 바로 거기에 있다. 

- 누구나 원하는 성공의 참된 방향은 무엇인가?
우리사회에서 이제 ‘성공’과 ‘출세’의 개념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진정한 성공이란 개인 스스로가 느끼는 일종의 ‘자기효능감’이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권력, 재력, 명예를 누려야만 성공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그것은 ‘출세’다. 그야말로 세상 가운데 우뚝 서야하는 ’出世‘인 것이다.
그런 출세주의가 사회를 지배하다 보니 온갖 사회적 적폐가 나타나고 있다. 어떻게 보면 특출한 소수의 부류가 누릴 수 있는 출세를 모든 국민이 추구하다 보니 온 사회가 갈등과 대립과 편법이 넘친다. 곧 출세라는 목적만 노리다보니 합리적인 과정은 간과되는 사회 풍조가 되어 있다.

- 한국사회에서의 리더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모든 사람이 ‘리더십’을 말한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헤드십(headship)’이나 ‘보스십(bossship)’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사회가 과거 압축성장 과정에서 과정, 곧 프로세스를 중시하지 않고 오로지 목적달성에만 치중하는 수직적 일방통행이었다.
그래서 한국사회에서 진정한 리더십의 가치가 정착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모든 영역에서 과거와 현재의 가치가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것이 지금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가치관의 상충이라고 할 수 있다.

- 한국과 선진사회 기성세대들의 차이점은?
한국의 기성세대와 선진국의 기성세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선진국의 기성세대는 원래부터 수평적인 가치체계 속에서 양성되었기에 리더십이 일관되어 있다. 따라서 합리적이고 투명한 사회적 가치관이 정립되어 있어 관점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소모적 갈등의 소지는 많지 않다.
하지만 한국은 수직적 사회에서 출세한 리더십이 급속도로 수평화 되어가고 있는 21세기 사회를 이끌어가다 보니 모든 분야에서 상충될 수밖에 없다.

- 미래를 위한 참된 리더십의 구현을 위한 방안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세가 아닌 성공이 중심이 되는 사회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서 모든 분야에 점진적인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수평적인 사회문화를 체득한 신진세대들에게 문호가 더 열려야 한다. 그야말로 상전벽해와 같은 21세기 사회문화체계를 주도하는 새로운 마인드세트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 우리사회에서 문화는 예술과 어떤 관계에 있는가?
문화와 예술은 인간의 상위욕구에 속하는 수준 높은 가치다. 그래서 예술이 보편화 되어 있는 사회는 문화수준이 앞서 있고 민도가 높으며 선진성이 강하다.
그렇다면 예술의 정책이나 행위도 문화적이어야 한다. 과거 인식으로 예술경영이나 예술행정으로는 변화무쌍한 시대를 따라갈 수 없다. 이제는 ‘예술거버넌스’ 체계가 되어야 한다. 참여와 공감과 소통이 기조가 되는 그런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소리문화의전당 이인권 대표는 그동안 예술경영자(CEO)로 활동하며 <초라한 출세보다는 화려한 성공을 꿈 꾼다> <경쟁의 지혜> <섹세스 패러다임 70>등 다양한  저술과 언론 칼럼을 통해 우리사회 성공가치와 공공 거버넌스를 주창해 왔다.

이 대표는 2003년부터 소리문화의전당의 경영을 맡아 복합아트센터의 민영화 모델을 성공시켰다. 이에 한국기록원으로부터 ‘대한민국 우수 최다 보임 예술경영자’로 국내 최초로 기네스기록 인증을 받았으며 한국공연예술경영대상도 받았다. 

이 대표는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학교 객원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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