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문가에서 김천포도 농사짓는 농부로 변신

[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최홍식기자] 

어제 단비가 내렸지만 요즘 폭염과 가뭄에도 매일 포도 밭에 나와 김천포도, 씨없는 거봉 자옥을 재배하고 수확하고 있는 서인수 대표의 포도농장을 찾았다.

서인수 대표는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김천의 명문 김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이후는 대학부터 외지생활을 하다가 다시 고향으로 귀농한 케이스다. 서 대표와 고등학교 동기인 다른 지인분이 서 대표는 학창시절 톱클래스의 우등생이었다고 전해준다.

유명대학을 나와 국내 굴지의 IT기업 데이콤에서 일하다가 관련 벤처기업에서 오랜 기간 일했고 IT부문 CTO(Chief Technology Office. 최고 기술 경영자)도 역임한 농촌지역에서는 거의 보기 드문 사회경력자이다.

첫 인상으로도 성실하고 온화하고 공부 잘하는 그런 이미지가 물씬 풍겨 나오는 것은 서 대표가 IT 신기술과 관련한 전문 분야에서 일해 왔던 스타일이 아직도 몸에 베여있어서 그런가 보다.

IT기업의 특성상 눈부신 성장도 있었지만 망하는 경우도 제법 봤었고 그런 생활에 회의감을 느낄 즈음 마침 부친이 연로하셔서 포도농사를 짓기가 어려워 본인이 귀농해서 혼자 포도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씨없는 거봉포도  자옥

◇포도농가의 수익성이 저하되어 재배하기가 어렵다고 하던데 어떻습니까?

▶김천지역이 전국 포도 생산 2위 지역이지만 전국적으로 포도재배 농가가 많아 작년에 이어 포도농원 폐원시 지자체의 지원정책으로 많은 농가들이 다른 작목으로 돌아 섰다고 할 만큼 포도농가의 수익성은 그동안 많이 나빠졌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김천시 농업기술센터 자료

◇김천시 농업기술센터의 자료를 살펴보니 포도농사 폐원이 작년에 433농가, 132ha, 김천 포도 재배면적의 5.8%에 이를 정도로 진행이 되었다고 하는데 올해도 추가로 폐원 지원이 있다는 얘기는 아직도 수요 대비 공급이라든가 FTA로 인한 외국산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청포도 같은 품종들이 수입이 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포도에 대한 기호가 변화되는 것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던데 서 대표님은 이런 여건에서 어떻게 대체하고 계신가요?

▶여전히 포도 생산이 많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천포도 초기 품종인 캠벨이 그동안 너무 많이 심어진 것 같고 몇 년째 공판장 시세도 좋지 않은데 캠벨품종의 폐원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하겠지요.

그리고 소비가 기호가 바뀌는 데에 대비한 씨가 없는 거봉 자옥 같은 품종이나 껍질째 드실 수 있고 다른 음식과의 데코레이션(Decoration)용도 많은 청포도 류의 품종들로 더 빨리 대체해가는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의 발전, 시장개방, 전 세계가 바로 통하는 눈부신 통신과 IT기술의 접목과 발전, 기후의 변화, 외국산 포도의 수입, 다른 열대과일이 들어오면서 포도 수요를 대체해나가는 것 등등 사회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농산물도 따라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IT 전문가에서 김천포도 농부로 변신한 서인수 대표

◇포도의 가격이 낮아 수익성도 어렵다고 하는데 서 대표께서는 어떻게 소신을 갖고 재배와 판매를 하고 계십니까?

▶포도농가는 다 어려운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귀농하고서 우선 농원의 캠벨을 캐내고 씨없고 당도가 높은 거봉 자옥으로 품종을 대체하고 비가림 시설 보강 등 재배환경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포도 장인이 되고자 하는 것도 아니며 어릴 적부터 아버님을 도와 농사를 한 경험에 도시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소비자로써의 시각 같은 게 서로 작용을 해서 될 수 있으면 자연 그대로 재배를 해보자고 생각을 했습니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방제 횟수도 줄이고 '맛있는 포도'생산이 선행되어야 우리 농장 포도를 맛보신 분들의 입소문 등으로 힘들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런 방식으로 판매를 주로 해나가고 있습니다.

 

◇농장을 둘러보니 아직 색이 덜 들고 시퍼런 포도도 눈에 뜨이네요

▶예. 과일도 자연의 환경과 밸런스를 맞출 때 가장 건강하고 맛을 내지 않을까요? 그런 생각에 날씨에 따라 순차적으로 잘 익은 것부터 수확을 하고 있습니다. 게으른 농부랄까요? 허허

◇폭염과 가뭄에 일소현상(햇빛에 데임)으로 포도가 쭈글쭈글해진 것도 몇 개가 보이고 잎도 탄 것이 보이네요

▶올해는 유독 쭈글쭈글한 일소현상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잎도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농사환경에서 기후가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풍년이 왔다고 해도 이러한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면 결국 상품성이 없어서 버려지게 되고 수익성까지 영향을 미치겠지요.

앞으로 온난화, 폭염, 가뭄, 태풍, 폭설 등등 기상변화가 농산물에 더욱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겠지요. 이에 대비한 정부나 지자체 농업관련 기관에서 연구와 지도, 계몽 등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옥포도 현장 샘플 당도 측정한 것과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의 포도 품종별 특등급 당도 기준표

◇가져간 당도 측정기로 3가지를 테스트해보고 직접 먹어도 봤는데 상당히 당도가 높고 맛있습니다.

▶포도 최상급이 가장 높은 품종이 당도 18 기준이고 거봉 품종은 17인데 그에 비해 높게 나온 것은 아마 자연 그대로 게으르게 맡겨둔 방식으로 재배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맛이 좋아야 입소문도 나지 않겠어요?

 

◇그럼, 서 대표께서는 김천포도 직거래 택배는 하지 않고  현장에서 판매하는 방법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해서 전량 다 판매가 이뤄지나요?

▶대개 자옥은 8월에서 9월 중순까지 수확이 이뤄지는데 올해는 기후 영향으로 9월말 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이 듭니다. 포도는 우선 택배하기가 무척 까다로운 품목이고 혹시 재배하는 기간에 일일이 소비자분께 택배를 하려면 특별한 포장에 사고도 없이 잘 전달이 되어야 하겠고 등등 여러 가지 시간과 비용, 신경도 많이 쓰이니까 혼자 농사짓는 입장에서는 그런걸 할 여력이 없답니다.

생산한 것은 오랜 직장생활을 했으니 지인 분 등해서 여기에 오셔서 한꺼번에 사가시기도 하고 직원선물로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현장 직거래로 다 판매하지를 못하니까 지역 농협으로 입고시키면 농협에서 위탁판매 처리를 해주니까 저는 맛있는 포도 만드는 데에 전념 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귀농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참고가 될 말씀은?

▶우선 작목선택에 신중을 고려하셔야 겠지요. 그 지역에서 유명하고 많이 재배하고 또한 전국에서도 유명한 작목을 살펴보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캠벨포도와 같은 경우를 들자면 소비자 트렌드가 바뀌는 현상에 대한 학습도 하셔서 앞으로 선호하는 품종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우선, 재배기술을 익히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고 자신의 농사 철학이랄까요, 예를 들면 과일의 경우 색깔을 잘 내기위한 착색제를 쳐서 익기 전에 조기출하 하여 공판장 등에서 좋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경우를 보고 자신도 그래야할까? 하는 유혹의 순간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직거래 경우는 금방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당하겠지요. 물론 소비자분들도 색깔이 좋은 것이 맛도 좋다라는 인식도 변화가 필요하겠지요. 자연 그대로 숙기에 맞춰 다소 색깔은 멋지지 못하지만 맛있고 품질이 좋은 과일을 재배하겠다 하는 그런 우직함이 처음에는 힘이 들겠지만 오랫동안 좋은 평가를 받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서 대표는 느긋한 성품인 것 같다. 다소 신맛이 나더라도 조기 수확해서 수입을 늘려보려는 그런 생각은 아예 접어두고 그냥 자연의 순리에 맡기는 그야말로 자칭 '게으른 농부'라고 한다.

역시 소신을 가진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게으른 농부'라는 서 대표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는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쫒기 보다는 자연의 순리대로 농사를 짓고자 하는 그 노력과 정성이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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