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관측 사상 가장 무더운 여름이 시작된 가운데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급성심정지 발생률은 1.3%씩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세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2006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지역 급성심정지 환자 5만318명을 분석한 결과, 폭염으로 급성심정지 발생률이 14%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 중 최고기온이 28℃일 경우 급성심정지 발생률은 가장 낮았으나 기온이 1℃씩 올라갈 때마다 급성심정지는 1.3%씩 발생이 증가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은 폭염에 더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 심정지 환자를 시간대 별로 분석한 결과, 폭염이 아닐 때에는 오전 7시~오전 10시에 급성심정지 발생이 많았던 반면, 폭염인 날에는 오후 3시~오후 5시에 급성심정지 발생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로 조사됐다.

지역별 일평균 급성심정지 환자 수는 서울이 가장 많은 7.4명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부산 2.8명, 인천 2.3명, 대구 1.8명, 대전 1.2명, 광주 1.0명, 울산 0.7명 순이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급성심정지는 10만 명당 2006년 37.5명에서 2010년 46.8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폭염은 기상청 기준으로 33℃ 이상의 최고 기온이 이틀 이상 지속될 때를 의미한다. 지난해 폭염 일수는 열흘이었다. 기상청은 낮 최고 기온이 33℃ 이상인 경우가 이틀 이상 지속될 때 '폭염주의보'를, 35℃이상인 경우가 이틀 이상 지속될 때에는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폭염으로 인한 주요 인명피해로는 2003년 유럽에서 약 7만명이 사망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1994년 폭염 당시 3384명이 사망했다.

극심한 폭염 속에서는 탈수, 전해질 불균형, 신장 기능 이상, 자율신경계 불균형, 혈전 발생 등 여러 생리적인 불균형이 나타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심혈관계가 취약한 사람에게는 이런 변화가 급성심정지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체온이 올라가면 혈관을 확장해 땀을 배출시키는 데 넓어진 혈관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장이 무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세일 교수는 "폭염경보나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 낮시간 야외 활동을 삼가하고,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며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이상신호를 느끼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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