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 피어나는 서정들을 모아 꽃피운 박예숙 시인의 제2시집 <생각 없는 하루>의 탄생은 보도블럭 사이에 어렵게 뿌리내린 잡초 같지만 아름다운 꽃으로 승화된 귀한 풍경이다. 박 시인은 10월 제2시집과 함께 처음 시를 만나게 한 ‘대전사랑문고사랑회’의 제14집 <구월의 노래 脈(맥)>에서도 같이 한다. 脈(맥)은 출판 횟수가 말해주듯 십오 년이 넘어가는 역사가 아름답다. 함께한 벗들은 기 등단한 작가와 그 꿈을 꾸는 이들과의 조화로움에서 비롯되었다.

한때 대전시의 중점사업 중 하나였던 ‘독서하며 숲속의 피톤치드를 그리는 대전’. 그랬다. 새마을 운동과 함께한 문고는 지금도 각 지역의 ‘주민센터’에 문고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일환으로 일어난 문고 활동을 하며 봉사하던 회원들은 책을 읽으며 글쓰기를 가까이하다 문집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바로 <구월의 노래 脈(맥)>이다.

여성문학회 문학기행에서
여성문학회 문학기행에서

3년을 문고봉사만 하다가 탄생된 문집이 벌써 14집이 되었다니 감회가 새롭다. 도시철도 시청역부터 계룡문고(중구청 역)까지 전시를 했고 우리들공원까지 진출하여 ‘새 책 줄게 놀러와!’ 프로그램으로 책을 나누며 독서하는 대전을 꿈꾸었다. 돌아보니 이제 실현한 것 같다며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더불어 현재 회장을 수행하고 있는 박예숙 시인은 2009년 ‘오늘의 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으로 문단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 ‘대전서구문학’과 ‘대전여성문학’ 그리고 ‘대전사랑문고사랑회’를 이끌며 제2시집을 상재하게 된 시인은 허투루 지나갈 것 같은 생활의 사소한 일까지 섬세한 서정을 불어 넣으며 잔잔하게 써 내려간 글을 모았다.

문우들과
문우들과

평론가 박현솔 문학박사는 그녀의 글에서 부처님의 깨달음의 느낌을 한껏 느끼며 이렇게 평하였다. ‘불교는 인간이 고통과 번뇌, 윤회를 벗어나고 해탈하여 부처가 되는 것을 이상으로 삼는 종교이다. 불교에서 중요한 개념은 연기(緣起), 불이(不二), 무명(無明), 공(空), 자비(慈悲) 등과 같은 개념들이다. 인(因)과 연(緣)이 상호 관계하여 인연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는 연기(緣起),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는 절대 평등의 경지인 불이(不二), 모든 사물에 대한 도리를 밝게 알지 못하여 진리에 무지한 무명(無明), 일체 만물에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다는 공(空), 중생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자비(慈悲) 등이 불교에서 전하고자 하는 핵심 사상인 것이다. (후략)’

이번에 두 번째 시집을 출간하는 박예숙 시인은 불교적 이미지와 불교사상, 불교의 개념을 시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앞서 말한 두 시인처럼 간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시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불교의 개념들이 다수 언급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다. 평범한 보살로서 부처님의 지혜와 사랑을 닮아가고자 수행하는 모습이 시집의 편편마다 오롯이 드러나고 있다. 불교적 상상력, 윤회와 자비, 업과 복, 깨달음 등의 주제들이 진심으로 드러나고 있다.

박예숙 부부
박예숙 부부

(주)정양S·G를 운영하는 남편(안병권 대표이사)과 4명의 자녀를 둔 현모양처이다. 그녀는 <슬픈고백>에서 ‘머리와 입이 따로국밥처럼/박자 다툼 남모를 가슴앓이 중인지라/새어 나오지 못할/웃음을 꾹 눌러 삼킨다.’고 했다. 그것은 생활에서 가볍게 지나갈 수도 있는 나이 먹은 어르신들의 기막힌 대화를 들으며 쓴 글의 일부다. 그렇게 모인 글들의 모음집 <생각 없는 하루>는 잔잔한 울림을 준다.

수통골에서 문고사랑 회원들과
수통골에서 문고사랑 회원들과

다가오는 10월 11일 4시에 <구월의 노래 脈(맥)> 출판기념회와 함께 행사하며 수줍은 감성을 지울 수 없다며 그녀는 겸손해한다.

출판기념회는 2023년 10월 11일 수요일 커먼즈 필드 대전 ‘모두의 공터’에서 진행된다.

세 딸과 아들, 사위
세 딸과 아들, 사위

박예숙 프로필

한남대 국어교육과 졸업
오늘의 문학으로 등단(2009년)
대전문인협회회원
대전여성문학회 前 사무국장
대전사랑문고사랑회 회장
(주)정양S·G 이사
개인시집 <학의 뜰에서 길을 찾다>, <생각 없는 하루>
<아름다운도반>(2인 시집) 2권 상재
구월의 노래 脈(맥) 동인지 14집 전권 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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