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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된 기사를 쓸 줄 아는 기자는 소수에 불과”
“광고 영업사원으로 활개치는 '무늬만 기자' 쏟아져”
“정부나 지자체는 바우처 통해 기업 등에 광고비 지원해야”

김을규 한국저널리스트아카데미 본부장
김을규 한국저널리스트아카데미 본부장

언론의 환경이 종이신문에서 인터넷신문으로 이동하면서 우리나라에 등록된 언론사가 3만개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든지 등록만 하면 언론사를 설립할 수 있기에 창간하기 쉬운 인터넷신문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언론사가 늘어나는 만큼 여기에 종사하는 기자는 수십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발로 뛰어 취재해서 제대로된 기사를 쓸 줄 아는 기자는 소수에 불과할 정도이고, 기레기가 판을 치고 있는 현실이다. 

'무늬만 기자'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즉 생기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 공기업, 대학교 등에서 보내주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복사해서 마치 자신이 쓴 기사인양 버젓이 기명을 달아 올리고 있는 웃픈(웃지만 슬픈) 현실이 언론계에서는 만연하고 있다.

이는 메이저언론, 마이너언론 할 것 없이 독자를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직접 취재한 기사가 아니면 그냥 어느 기관에서 보내준 보도자료라고 출처를 표기하고 기명은 달지 않는 것이 독자에 대한 예의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언론 현실을 모르는 독자들은 기자가 직접 취재해서 쓴 기사라고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털에서 예를 들어 서울시, 대구시, 경기도, 경북도 등 지자체를 검색해보면 심지어 수 십개의 언론사 기자가 똑같은 제목과 똑같은 기사 내용에 똑같은 사진이 실려 있는 뉴스를 손쉽게 볼 수 있다.

언론계의 현실이 이렇다보니 기레기가 판을 치고 있다는 말을 듣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론사들이 기자를 채용해서 교육을 통해 수습과정을 거쳐 정식 취재기자로 활동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프리랜서 기자로 계약해서 월급은 주지 않고 명함과 가자증을 주고 지자체, 공기업, 대학교 등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복사해 기사를 올리고 광고를 수주하는 영업사원으로 둔갑시키는 언론사들이 원인이기도 하다.

말그대로 발로 뛰어 취재해서 기사를 쓰는 기자가 아니라 '무늬만 기자'이고 광고 영업사원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 등에서 주는 광고를 받을려고 앞다투어 보도자료를 그대로 올려주고 광고수주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작금의 언론계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언론 본연의 임무인 지자체나 정부 등의 감시나 비판에는 소홀하고 관보 노롯을 하고 있다.

지자체나 정부 등은 혈세로 언론사를 관리하고 언론사는 광고를 받아 경영에 도움이 되니 ‘누이좋고 매부 좋은 꼴'이 되는 셈이다.

광고를 받은 댓가로 잘못된 행정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안 하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지자체장은 혈세로 언론을 관리하면서 치적을 홍보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기업의 입장에서는 광고를 통해 매출의 증대를 꾀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정부나 지자체는 물건을 팔아 이익을 내는 기업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나 지자체 등은 언론사에 광고비로 혈세를 퍼주고 있지만 이를 비판하는 언론을 찾아 보기 힘들다.

언론사 스스로 기업에 광고를 수주하고 정부나 지자체 등에 광고비로 혈세를 낭비하지 말도록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다.

과연 그렇게 할까.

언론사 다같이 광고를 안 받아야 하는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자명하다.

한 푼이라도 더 받을려고 안달인 상황에서 언론사 스스로 자졍노력이 있을리 만무하다.

특히 비정규직인 프리랜서 기자들은 광고에 목을 매달고 있는 실정이라 지자체 등의 광고비 예산 증액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광고를 하고 싶어도 예산이 없어서 못하는 기업이나 자영업자가 비일비재한데도 정부나 지자체 등은 혈세로 광고비를 펑펑 쓰고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얼마나 답답할까.

정부나 지자체 등은 바우처를 통해 광고비 예산을 기업 등에 지원해줘서 기업을 살리고 언론사는 기업에 광고를 수주하는 방법도 좋을 듯 하다.

언론자유는 민주주의 필수조건이고,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한다.

그래서 언론은 제4의 권력이라고 한다.

‘기자는 매력있는 직업이다’라는 말은 오래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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