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자격시험 합격한 박명숙 씨 "치매 걸린 남편 곁 지키며 간호하겠다"

                    요양보호사 박명숙 씨 2023.08.24 
                    요양보호사 박명숙 씨 2023.08.24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을 요양원으로 보내기 싫어 78세 나이로 지난 12일 요양보호사 국가 자격시험에 도전해 한 번에 합격한 박명숙 씨가 24일 인천광역시 남동구에 위치한 남동 요양보호사교육원 제1강의실에서 후배 수강생들의 축하 박수와 함께 "시험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라는 질문을 받고 "교육원에서 받은 표준교제를 많이 읽었고, 집에서는 예습 복습할 엄두가 나지 않아 교육원에 오면 강의실 맨 앞자리에서 강사님의 말씀에 집중하려고 무던히 노력했는데 돌아서면 금세 잊어버려 속상했습니다"라며 웃었다.

​​박명숙 씨는 지인의 소개로 요양보호사를 육성하는 남동 요양보호사교육원을 알게 되었고 6월 30일부터 8월 10일까지 요양보호사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8월 12일 요양보호사 자격 필기시험에 응시했으며, 8월 24일 오전 합격 통보를 받았다. 오후에는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 시 필요한 TB PE 검사결과지를 교육원에 제출했다. 이때 모두가 기다렸던 합격 소식이 교육원 내에 퍼졌다.

​이현순 교육원장은 "종강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를 볼 때 합격을 예상했다. 박 선생님의 용기와 강단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모 강사는 204기 수강생 중 제일 나이가 많으셔서 걱정 많이 했다”라며 눈시울을 붉혀 보는 이들을 찡하게 했다.

204기 단톡방에도 "박영숙 언니님이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심을 알려드립니다. 멋지십니다. 204기 모두 화이팅입니다"라고 전해져 순식간에(축하합니다. 정말 축하합니다. 참말로 축하해요. 항상 건강하세요. 이제 한숨 놓이네요. 사랑합니다. 왕언니 고생하셨어요. 등등) 축하 댓글이 올라왔다.

​​박 씨는 "남편이 없으면 나도 없는 것, 요양원에 보내고 나만 집에 혼자 남으면 속도 많이 타고 애도 많이 먹을 것 같았고, 집에서 곁을 지키며 간호하고 싶어 간절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공부했다"라며 "좋은 기운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헤어질 때 박 씨는 기자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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