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성산간 88고속도로 12공구, 발파암에 숏크리트 혼입 및 생산한 천연골재에도 섞여

▲ 토석에 섞여 있는 거대한 숏크리트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하고 SK건설이 시공 중인 담양~성산간 88고속도로 확장 공사 12공구현장에서 폐기물관리가 제멋대로 이뤄지면서 관련법은 딴 나라 법으로 전락돼 충격을 주고 있다.

터널 굴착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건설폐기물인 숏크리트가 발파암에 섞여 있는 등 거시적인 측면에서 오염은 물론 그대로 성토재 또는 골재생산 등에 유용할 경우 부실시공마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숏크리트(버력 포함)는 접착제와 급결경화재, 시멘트(ph수치 14가 넘은 강알칼리 급결제가 포함한 독극물), 골재, 강섬유제(철심) 등이 함유돼 있어 인체 및 환경에 매우 위해하기 때문에 건설폐기물 중 건설폐재류에 해당돼 반드시 선별 분리하여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적정 보관 및 처리해야 한다.

아울러 터널 발파·굴착 시 발생되는 자연 상태의 토석(암버력)이라 하더라도 폐콘크리트, 숏크리트 등 건설폐기물과 혼합되어 발생되는 경우 이 역시 건설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

▲ 토석에 섞여 있거나 노출돼 있는 숏크리트(폐콘크리트 포함)
그러나 해당 현장은 지난 19일 현재 야적 중인 토석에 다양한 크기의 숏크리트가 혼입 및 노출돼 있었는데 언뜻 봐도 발견이 가능한데도 그대로 방치하고 있으며 현장에 임시 유용한 것에 놀라움과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 진입로 둑방 조성 성토재에 폐콘크리트를 사용했다(원안)
본 기자가 가야2터널 인근 등 현장 내 야적 중인 모든 토석에서 숏크리트와 폐콘크리트가 섞여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었고 진입로 둑방 성토재에 폐콘크리트를 유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으로 미뤄보면 그동안 숏크리트와 폐콘크리트 관리가 매우 허술했던 것으로 예측하고도 남는다.

▲ 폐기물 중간처리 시설인 이동식 크랴셔가 설치됐던 곳에 숏크리트와 폐콘크리트를 유용했다.(원안)
실제로 해당 현장의 크랴셔장 인근 진·출입로에 설치한 세륜시설 바로 옆에 숏크리트 반 토석 반일 정도로 확연하게 발견되며 근처의 부지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쉽게 접할 수가 있었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숏크리트와 폐콘크리트를 파쇄·분쇄 하던 이동식 크랴셔를 설치했던 곳이라며 작업이 완전하게 끝나면 전량 건설폐기물로 처리할 예정이였다고 말하면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식의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숏크리트 등 건설폐재류는 중간처리시설을 거쳐 처리기준에 적합한 순환골재(재생골재)로 생산해야만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폐기물관리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어떠한 이유에서도 건설폐기물을 중간처리를 거치지 않고 현장에 유용해서는 안 되며 아무런 변명이 필요 없는 것이다.

▲ 천연골재를 생산하는 크랴셔 인근 토사에 섞여 있는 거대한 숏크리트
이처럼 숏크리트 폐기물에 대한 의식이 결핍되다 보니 숏크리트 버력은 아예 토석에다가 야적 중이고 심지어는 천연골재를 생산하는 크랴셔장 내에 야적 중인 토석에 거대한 숏크리트 덩어리가 섞인 채 흉물스런 모습을 드러내고 있을 정도다.

본 기자가 해당 현장을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현장 내 가는 곳마다 발에 밟히는 게 숏크리트 투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각해 마치 숏크리트 폐기물관리는 사치인 듯 뒷전으로 밀려났다.

▲ 발파암을 파쇄·분쇄해 생산한 천연골재에서 불과 10초 만에 여러 개의 숏크리트(원안)를 발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발파암을 파쇄·분쇄해 생산한 천연골재에 숏크리트가 섞여 있기는 당연지사이고 이런 상태로 미뤄 발파암에 숏크리트가 섞인 채 그대로 원석투입기에 투입했던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 시공사 관계자와 동행 확인했듯이 천연골재와 크랴셔 주변에 야적 중인 토석에 숏크리트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

만약 본 기자가 숏크리트가 섞인 토석과 숏크리트 버력에 대해 지적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성토재 및 천연골재 생산 등에 유용될 성 싶다. 실제로 생산한 천연골재에 숏크리트가 섞여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지 않은가!

시공사 관계자는 숏크리트가 섞인 토석과 숏크리트 버력을 전량 회수해 건설폐기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생산한 천연골재에 숏크리트가 섞여 있는 점에 비춰보면 전혀 신뢰가 가지 않고 있다.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그 막대한 건설폐기물 처리비용을 부담할지가 의문이 가는 것도 그 이유다.

환경부 관계자는 숏크리트의 부적정한 처리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선 천연골재에 숏크리트가 발견되면 안 될 것이라며 생산한 천연골재에 숏크리트가 다량 섞여 있다면 숏크리트의 부적정한 처리 의심을 받을 만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만일 토석에 섞인 숏크리트를 골라내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성토재 또는 순수 골재 등으로 생산해 현장에 유용할 경우 공사시방서에 명시한 골재 기준(강도)을 충족하지 못해 부실시공 우려도 있다는 게 토목전문가들의 충고다.

한 토목전문가는 숏크리트가 섞인 토석 및 천연골재를 성토재 등으로 사용할 경우 당장은 아니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강섬유가 부식돼 불규칙적인 침하로 인한 도로노반 균열 등 부실공사마저 우려된다고 조심스런 진단을 내놓았다.

결국 야적 중인 천연골재에 다량의 숏크리트가 섞여 있어 품질불량 골재에 가까워 그대로 공사시방서에 명시한 곳에 천연골재 용도로 사용할 경우 골재 기준(강도)을 충족하지 못해 견실시공을 장담할 수 없을 듯싶다.

환경 전문가는 숏크리트가 섞인 골재를 성토재 등으로 사용될 경우 토양에 섞여 있는 강철심이 오랜 기간 동안 분해되지 않고 녹물을 발생, 심각한 지하수 오염도 초래할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숏크리트는 시멘트 성분 등이 함유돼 있어 토양 및 수질오염에 큰 영향을 끼친다시공사는 완벽한 환경마인드를 갖고 공사에 임해야 하고 관련기관은 철저한 시공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고 임목폐기물과 폐토석을 야적 중인 모습
이처럼 폐기물관리가 엉망 이다보니 야적 중인 발파암과 건설폐기물은 물론 가야2터널 인근의 임목폐기물과 폐토석 및 생산한 천연골재에도 비산먼지 저감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방진덮개 시설조차 설치하지 않고 있어 대기로 먼지 비산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 버려진 채 방치돼 있는 부직포
이밖에 도로에 포설했던 부직포를 버려진 채 방치돼 있거나 세륜시설 주변에는 별도 분리해 보관해야 할 건설폐재류인 폐콘크리트를 폐목재와 가연성폐기물에 혼합한 채 풀숲에 보관, 거의 방치 수준에 가깝다.

▲ 별도 분리 보관해야 할 폐콘크리트를 다른 폐기물과 혼합 보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골재생산 시 비산먼지발생억제를 위해 골재 파쇄시설의 원석의 투입 및 골재의 배출구에 고정식 살수시설을 설치, 운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물 뿌림이 없는 탓에 돌가루 발생이 극심했다.

▲ 천연골재 생산 크랴셔에서 돌가루 발생이 극심하다.
결론적으로 시공사는 올바른 환경마인드를 갖고 폐기물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공사를 진행하고,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 감리사 등 관련기관은 지속적인 관리감독으로 견실한 도로건설은 물론 폐기물의 부적정한 처리 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