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일단 쉬고 싶다"…박병호 "출국 일정은 미정"

김현수 "ML 진출, 가장 큰 조건은 출전 기회"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2015 프리미어12 초대 우승을 차지하고 금의환향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1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개선했다.

역대 대표팀 전력에 비해 약체로 평가됐지만 결과는 우승이었다. 최강 전력 일본에 극적으로 승리하며 일궈낸 우승이어서 더욱 값졌다.

그 이면에는 대표팀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끈끈한 유대가 있었다.

프로야구 대표적인 '분위기 메이커' 정근우(SK)와 강력한 카리스마의 소유자 이대호(소프트뱅크)가 대표팀 야수 최고참으로 선수단 전체를 이끌었다.

입국 인터뷰에서 이대호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까지 모두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뭉쳤던 것이 우승 요인이다"고 밝혔다.

절친한 동기 정근우와의 관계도 인터뷰 도중 그려졌다. 그는 왜 준결승과 결승에서 특별한 세레머니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근우와 얘기를 많이 해서 결정했다. 승부에 이긴 팀도 있고 지는 팀도 있는 법이다. 진 팀에 강하게 하면 우리가 졌을 때 당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대호는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9회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 고참의 위엄을 세웠다. 그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배들이 찬스를 잘 만들어줬다.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고 운 좋게 실투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자고 싶다. 너무 오랫동안 운동을 했기 때문에 몸이 힘들다. 가족들과 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웃었다.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도쿄돔 최상단 관중석에 꽂히는 대형 스리런 홈런을 때렸던 박병호(넥센)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는 "누구 하나 꼽을 것 없이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맞춰 골고루 활약을 했다. 감독님과 주장 (정)근우형이 팀을 잘 이끌어 하나가 된 모습이 잘 나타났다"고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한 박병호이지만 "오타니(쇼헤이)의 공을 보면서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기분이 들었다. 정말 좋은 구질을 갖고 있어서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대회 조직위 측의 운영이 한국에 불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선수들 사이에 스케줄에 대해 불만도 있었다. 그러나 설욕을 할 수 있는 것은 우승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경기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박병호는 포스팅시스템의 승자인 미네소타 트윈스와 연봉 협상을 해야 한다. 협상 스케쥴에 대해서는 "언제 출국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제 한국에 왔으니 에이전트들과 얘기를 해봐야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향후 대표팀에 뽑힐 수 있으면 영광스러운 자리이기 때문에 꼭 나오겠다"고 약속했다.

대회 MVP가 된 김현수는 "뒤에 대호형과 병호형처럼 잘 치는 타자들이 있었고 앞에는 근우형과 (이)용규형이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래서 중간의 나에게 정면승부를 많이 걸었기 때문에 결과가 좋았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일본과의 준결승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언제나 기회는 한 번 온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9회에 긴장을 정말 많이 했다. 그래도 이겨내고 나니 그 경험이 앞으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또 한국에서 팬들이 응원을 해주신다는 얘기도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대회 기간 도중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꼭 메이저리그에 가야겠다는 뜻은 아니었지만 '조건이 맞으면 간다'고 밝혔다.

김현수는 "어느 팀에 있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메이저리그에 간다면 출전을 많이 할 수 있는 팀을 최우선으로 하겠다. 만약 한국에 있으면 다른 팀으로는 못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기나긴 패넌트레이스를 소화하고 타지에서 보름 가까이 격전을 벌인 대표팀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다.

그러면서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이대호와 박병호, 김현수는 본격적인 진출 준비에 나선다.

손아섭과 황재균(이상 롯데)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정우람(SK)과 오재원(두산) 등 자유계약선수(FA)들도 소속 구단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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