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공기 84개월 → 106개월로 연장… 공사비 10조 5,000억 → 10조 7,000억 원으로 증액
■ 공기 106개월·공사비 10.7조 확정 ■ 연약지반 안정화 기간 대폭 확대 ■ 연내 재입찰… 컨소시엄 경쟁 촉각 ■ 2035년 개항 목표, 일정 지연 우려도
[부산=박일우기자] 정부가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기간을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대폭 늘리고, 공사비도 2,000억 원이 추가돼 총 10조 7,000억 원으로 증액하면서 연내 재입찰 절차에 들어간다. 안전성을 우선 고려했다는 설명이지만, 개항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약 5년 미뤄지면서 지역의 기대와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21일 브리핑을 열고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올해 안으로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일정에 따르면 2025년 12월 입찰공고를 시작으로 2026년 1분기 사업자 낙찰, 2026년 2분기 기본설계 착수, 2026년 말 우선시공분 착공 등 절차가 이어지며 최종 준공 및 개항은 2035년으로 잡혔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2029년 말 개항에 비해 5년 이상 늦춰진 것이다.
국토부가 공기를 크게 늘린 배경에는 공항 예정지의 해상 연약지반 문제가 자리한다. 해당 지역은 연약지반이 두껍게 형성돼 부등침하 가능성이 큰 만큼 연약지반 안정화 기간을 기존 53개월에서 66개월로 늘렸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전문가 검토 결과, 안정화 기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향후 운영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공기 조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다만 지반 계측 결과 안정화가 조기에 확인될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기간 단축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사업 방식은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수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육상 매립, 토석 채취, 방파제 구축, 활주로 조성 등 공정이 복잡하고 상호 연계성이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 국토부는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해 공사비를 기존보다 2,000억 원 늘린 10조 7,000억 원으로 확정했다. 발주권 역시 지난해와 달리 국토부가 아닌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맡아 사업 전 과정을 관리하게 된다.
입찰 조건이 조정되면서 업계의 참여 의지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가계약법에 따라 최소 두 개 이상의 컨소시엄이 응찰하지 않으면 유찰되는 만큼 변수도 적지 않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업계 상위권 대형 건설사들이 새로 컨소시엄을 꾸려 도전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반면 단독 응찰로 다시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사업 일정이 또다시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국가균형발전과 동남권의 성장 동력을 담보할 핵심 기반시설”이라며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관문공항으로 건설하되, 관계기관 및 건설사와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