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화력발전소 철거 중 붕괴, 9명 매몰

·1981년 준공된 보일러 타워, 폭파 철거 앞두고 ‘취약화 작업’ 중 붕괴. ·이재명 대통령 “가용한 모든 장비·인력 투입해 신속히 구조하라” 긴급 지시 ·김영은 장관·류현철 본부장 긴급 투입…정부, 밤샘 수색 총력.

2025-11-07     박일우 기자
사진=울산소방본부

[울산=박일우기자]   6일 오후 2시 2분쯤 울산 남구 용장로의 한 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철거를 앞두고 진행 중이던 취약화 작업 도중 일어난 이번 사고로 작업자 9명이 다치거나 매몰됐다.

붕괴 당시 인근에 설치된 CCTV 영상에는,  기둥 네 개가 구조물을 지탱한 채 근로자들이 정상적으로 작업을 이어가던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경고음이나 흔들림 없이 순식간에 건물이 아래로 주저앉았다. 기둥은 그대로 남고, 상부 구조물이 폭삭 무너져 내리며 천장이 바닥에 닿을 만큼 심하게 붕괴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시 타워 상부 25m 높이에서 절단 작업이 진행 중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구조물이 급격히 무너져 9명 중 7명이 매몰됐다. 스카이 조주공사 관계자 1명과 탈출에 성공한 1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매몰자 2명이 추가로 발견됐으며, 이 중 1명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구조대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보일러 타워는 1981년에 준공돼 벙커C유를 연료로 스팀을 만들어 터빈을 돌리는 설비였다. 2021년 가동이 중단된 뒤 오는 16일 폭파 철거를 앞두고 있었다. 외벽 해체와 기둥만 남긴 ‘취약화 작업’을 진행하던 중 붕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즉시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동하고, 700톤급·500톤급 크레인을 현장에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장은 구조물 일부가 여전히 불안정해 추가 붕괴 위험이 남아 있어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

▲ 이재명 대통령,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신속히 구조에 나서라”  사진=대통령실

사고 직후 이재명 대통령은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신속히 구조에 나서라”고 긴급 지시했고, 김민석 국무총리도 “현장 요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매몰자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즉시 김영은 장관과 류현철 산업안전보건본부장 등 관계자를 현장에 급파해 사고 원인 파악과 수습을 지휘 중이다.

밤 10시 현재까지 매몰자 5명의 위치는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구조대는 밤새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구조 당국은 “철거 단계에서의 안전관리 부실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며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상황을 통제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