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소원을 꼭 들어준다는 ‘해동용궁사’

해동용궁사(海東龍宮寺)은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용궁길 86(시랑리)에 있는 절이다. 명칭부터 예사롭지 않다. ‘동쪽 바다에 용이 사는 사찰’이란 의미가 선뜻 다가온다.

고려시대 1376년(우왕 2)에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懶翁) 혜근(惠勤)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혜근이 경주 분황사(芬皇寺)에서 수도할 때 나라에 큰 가뭄이 들어 인심이 흉흉하였다.

하루는 꿈에 용왕이 나타나 봉래산 끝자락에 절을 짓고 기도하면 가뭄이나 바람으로 근심하는 일이 없고 나라가 태평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이곳에 절을 짓고 산 이름을 봉래산, 절 이름을 보문사(普門寺)라 하였다.

그 후 임진왜란의 병화로 소실되었다가 1930년대 초 통도사의 운강(雲崗)이 중창하였다. 1974년 정암(晸菴)이 부임하여 관음도량으로 복원할 것을 발원하고 백일기도를 하였다.

꿈에서 흰옷을 입은 관세음보살이 용을 타고 승천하는 것을 보았다 하여 절 이름을 ‘해동용궁사’로 바꾸었다. 현존하는 건물은 대웅전을 비롯하여 굴법당·용왕당(용궁단)·범종각·요사채 등이 있다.

대웅전은 주지 정암이 1970년대에 중창하였다. 대웅전 옆에 있는 굴법당은 미륵전이라고 하여 창건 때부터 미륵좌상 석불을 모시고 있는데 자손이 없는 사람이 기도하면 자손을 얻게 된다 하여 ‘득남불’이라고 부른다.

이밖에 단일 석재로는 한국 최대의 석상인 약 10m 높이의 해수관음대불, 동해 갓바위 부처라고도 하는 약사여래불이 있다. 절 입구에는 교통안전기원탑과 108계단이 있고, 계단 초입에 달마상도 있다.

연중무휴 전국에서 불자와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말만 듣고 사진으로만 봤던 해동용궁사를 찾았다.

용과 관련된 사자성어가 많다. 거수마룡(車水馬龍)은 ‘수레는 흐르는 물과 같고 말의 움직임은 하늘을 오르는 용과 같다’는 뜻으로, 수레와 말의 왕래(往來)가 많아 매우 떠들썩한 상황을 말한다.

그 사자성어처럼 해동용궁사 초입의 상가와 먹거리 장터부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해가 제일 먼저 뜨는 절’이라는 표지 또한 전혀 낯설지 않았다. 곧 2023년 정초가 닥친다.

정동진 이상으로 전국각지서 사람들이 새해 해돋이를 보려고 인산인해를 이룰 게 명약관화했다. 해동용궁사는 동해의 푸른 바다와 항상 철썩이며 살아있는 파도가 또한 압권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이라는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금빛 모양의 거대한 지장보살상 또한 연신 두 손을 모아 평소 바라는 소원을 발원하게끔 만들었다. ‘한 가지 소원을 꼭 이루는’ 해동용궁사라고 하기에 기와를 두 장 샀다.

그리곤 사랑하는 아이들의 이름을 적어냈다. 가족의 건강 발원과 함께 나 또한 와룡장자(臥龍壯字)의 힘 있는 글로 새로운 책을 발간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힘찬 파도가 반드시 그렇게 될 거라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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