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군 황석산 깊은 산속에 영험도량 “령암사”가 있다. 령암사 주지 경봉 스님은 틈만 나면 황석산 자락 해발 700m 높이의 산속에서 산양산삼을 재배한다. 옛부터 큰스님이 ‘一日不作이면, 一日不食이라(하루 일을 하지 않으면 밥을 먹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며 일하는 자체가 수행이라고 했다.

특히 산중 사찰은 자급자족을 하지 않으면 사찰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일찍이 20 수년 전부터 자급자족하였다. 스님은 불자, 또는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면역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산양산삼을 재배하기 시작하였는데, 매년 산삼 씨앗을 산에 뿌리는 자연 직파 산삼만을 취급한다.

산삼이 자랄 수 있는 최적 해발이 500m 이상인데, 령암사(靈巖寺)는 해발 700m 고지에 있어서 산양산삼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령암사(靈巖寺) 경봉 스님

경봉 스님은 지난봄에 사부대중 및 큰스님 등 백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무량수전 조성과 아미타불 점안 법회를 봉행했다. 10년간의 불사 끝에 경내에 무량수전을 조성해 불자들의 기도 수행처로 거듭난 것이다.

경봉 스님은 지난 1998년 함양 황석산에 대웅전을 건립한 이후 함양 지역 포교 활성화에 매진해왔고, 신도들과 함께 한 3천일 기도 등의 원력으로 또 다른 수행 공간인 무량수전의 중창 불사를 이뤘다.

령암사(靈巖寺) 경봉 스님의 수행일기
령암사(靈巖寺) 경봉 스님의 수행일기

경남 함양군에 위치한 황석산(1,192.5m)은 백두대간 남덕유산에서 이어지는 산줄기로 깊은 계곡과 크고 작은 폭포, 기암괴석 등 비경을 품고 있다. 황석산은 함양의 마터호른(Matterhorn)이라고 할 정도로, 국내 겨울 설산을 대표하는 명산이다. 정유재란 당시에는 왜군에 맞서 마지막까지 항거하던 민초들의 호국 정신이 서려 있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물과 공기와 자연을 통한, 인간과 가장 밀접하게 접할 수 있는 해발 높이가 700m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황석산 700m 고지에서 경봉 스님은 산양산삼 외에도 양봉, 산채(산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나물) 등을 다양하게 재배한다.

매년 함양 상림공원 일원에서 개최되는 ‘함양산삼축제’도 참가하는데, 올해도 9월 2일부터 11일까지 성황리에 진행됐다. 무엇보다도 령암사에서 재배한 산양산삼과 양봉을 기다렸다면서 고객이 찾아왔는데 그동안의 노고가 한순간에 풀렸다고 한다.

경봉 스님은 특히 근래는 몸보다는 마음이 아픈 사람을 많이 보면서, 누구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건강 치유센터를 운영하려고 생각 중이다. 사찰 경내에 법인을 설립, <건강 치유센터>를 운영하고 싶다고 했다. 우주론에 기인해, 치유 프로그램은 전문가와 협의, 산림 치유를 운영하는 것이다.

‘一日不作이면, 一日不食이라(하루 일을 하지 않으면 밥을 먹지 말라.)’는 큰스님 말씀대로 일하는 자체가 수행이라고 하니 령암사 주지 경봉 스님은 오늘도 황석산 700m 고지에서 이번 겨울 채비에 일손이 바쁘기만 하다.

경봉 스님 인터뷰를 끝내고 나오면서 나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성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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