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홀로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 한민족에게 식사란 생명과 직결되는 신성한 의식 중 하나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상대방의 안녕과 평안을 묻는 인사가 식사와 연결되어 있어 아침에 어르신을 뵈면 “어르신! 진지 드셨어요?”라고 문안 인사를 드리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하루 세끼를 챙기는 우리의 식사문화도 그렇지만 과거 역사를 되짚어 보면 삼시 세끼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삼시 세끼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과거 우리 민족에게 식사를 뜻하는 단어는 아침과 저녁을 뜻하는 조석뿐이다.

1차 산업인 농경사회에서 농부의 식습관은 아침 일찍 밥을 먹고 농사일을 하러 나갔다. 그리고 주로 먹는 음식이 보리밥에 된장국, 각종 채소나 나물 등이었기 때문에 한참 농사일을 힘들게 하다 보면 허기질 때 먹었던 것이 새참(아침 10시에서 4시 사이에 먹는 국수나 감자)으로 제대로 된 한 끼가 되지 않았다. 하루 두 끼 식사는 왕이나 양반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의 왕들이 하루 다섯 번 먹었다지만, 정식 수라는 오전 10시경 아침 수라와 오후 5시경 저녁 수라 두 번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대대로 아침과 저녁 두 끼 식사를 원칙으로 했다.

아침과 저녁, 그 사이에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의미’의 ‘점심’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조선의 태종 때였다고 한다. 근대화의 시작과 함께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맞춰 출퇴근하는 문화가 생기면서부터라고 한다. 출근 전 한 끼와 직장에서 점심 한 끼, 퇴근하여 집에서 가족과 함께 저녁 한 끼를 먹는 식사 시간이 정착된 것으로, 결론적으로 하루 세끼는 그리 긴 전통이 아니고 최근에 정착된 식습관이다.

고대 로마인들은 소화가 잘 돼야 건강하다며 하루에 두 끼 이상 먹으면 해롭다는 생각으로 보통 하루에 한 끼만 먹었다. 보통 ‘저녁 식사’로 번역되는 ‘세나’를 푸짐하게 먹고, 나머지 두 끼는 먹지 않거나 빵 조각 따위로 간단히 때웠다. 저녁 식사라지만 지금처럼 오후 늦게 먹지 않고 정오쯤에 먹었다. 한 끼로 절제하는 건 귀족 등의 부유층이었고, 절대 다수였던 평민들은 한 끼밖에 먹을 수 없었다. 이러한 식습관이 이어져 이탈리아에서는 지금도 아침 식사를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과 비스킷 또는 빵 한 조각으로 가볍게 때운다

유럽의 중세 농부들은 아침에 일어나 공복에 밭에 나가 대여섯 시간 일하다가 오전 10~11시경 식사를 가장 풍성하게 먹고, 다시 일하다 오후 4~5시경 대충 먹고 일찍 잠을 청했다. 홍차에 과자나 샌드위치 따위 스낵을 곁들인 영국의 티타임도 두 끼만 먹었기에 탄생했다. 아침과 저녁 사이에 허기를 참지 못한 베드포드 공작부인이 1840년쯤 시작했으며, 아랍문화권도 식사 시간은 비슷했다.

‘공복 상태일 때 생명력이 솟구친다.’라고 주장하는 일본 의사 나구모 요시노리가 쓴 책 『1일 1식』이 출간되면서 한국에서도 하루에 한 끼만 먹어 다이어트와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자는 열풍이 불고 있다. 학사보다 높은 것은 석사이고, 석사보다 높은 것이 박사인데, 박사보다 더 높은 학위는 ‘밥사’라고 하며, 이것이 우리의 정서이다.

이행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건강노화산업단장에 의하면, 하루 세끼를 모두 혼자 먹는 국민이 100명 중 9명(9%)에 달한다고 한다. 세끼를 모두 혼자 먹는 비율은 남성(7%)보다 여성(10%)이 더 많았다. 1인 가구는 세끼를 혼자 먹는 비율이 무려 52%에 달했다. 2명 중 1명 이상이

하루 종일 ‘혼밥’을 하고 있다. 남성(40%)보다 여성(61%)의 비율이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25%)이 세끼를 혼자 먹었는데,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 그 비율이 76%에 달했다. ‘혼밥’은 건강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 세끼 모두 혼자 식사하는 사람의 비만 발병률은 34%로 세끼 모두 함께 식사한 사람(24%)보다 높았다. “청소년들이 세끼를 혼자 식사할 경우가 다른 연령대보다 높아 비만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나트륨을 하루 2,000㎎ 초과 섭취하는 비율도 혼자 세끼를 먹는 사람이 34%로, 세끼 모두 함께 식사하는 사람(24%)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이수현 소비자시민모임 실장은 ‘혼밥족의 주 선택 메뉴와 문제점’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혼밥족들이 최근 간편함과 저렴함을 이유로 편의점 도시락이나 라면, 패스트푸드 등을 선택하는데, 대부분 나트륨 함량이 하루 권고량의 70~90%에 달하고 지방 비율이 높다”며 “혼밥을 하더라도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혼밥’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민족이 있다. 식량 문제를 개선하여 세계적인 전쟁에서 승리한 주역이 된 몽골군의 사례를 본다.

옹칸, 자모카, 타타르족, 메르키트, 나이만부족 등을 제거하고, 몽골고원을 통일 ‘대몽골의 시대’라는 인류 역사의 신기원을 열었던 칭기즈칸(成吉思汗)이 유명한 것 중에 전투식량을 꼽을 수 있다. 칭기즈 칸이 이끄는 몽골 기마군단은 서아시아와 유럽 지역까지 영역을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소고기를 말린 보르츠라는 음식(육포)을 전투식량으로 사용한다. 육포는 겨울에 뼈와 내장을 발라낸 소를 건조한 곳에서 최소한으로 크기로 줄어들 때까지 건조시킨 후 잘게 빻아 두면 된다.

몽골군은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고, 영양이 충분한 이 비상식량으로 긴 전쟁 동안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고, 모스크바를 점령한 몽골군의 전투식량은 햄버거의 원조가 되는 소고기 패티를 먹었다. 유목민이던 몽골군은 장거리를 이동할 때 양고기나 쇠고기를 적당히 잘라 이를 잘게 썰거나 이를 덩어리로 만들어 안장 밑에 넣고 다녔는데, 안장의 무게 및 이동 시 말이 뛸 때마다 그 충격으로 눌려진 고기는 날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육질이 연하게 다져져 부드러워지면서 말의 체온으로 숙성되어 먹기에 편하였고, 말 위에서 식사를 하는 식습관 때문에 몽골군은 말에서 내리지 않아도 되었다.

이는 그들의 기동력이 유난히 빨랐던 이유였다. 마르코 폴로는 『동방견문록』에서 한 마리의 망아지로 몽골 전사 100명이 하루 세끼 식량으로 삼을 수 있다고 기록하였다.

또한 13세기 몽골군은 원정을 떠날 때, 전투식량으로 10마리 이상의 말을 끌고 다니며 이동 중에 말 정맥에서 한 마리당 0.5ℓ의 피를 열흘 간격으로 돌아가며 빨아 마심으로 병사에게는 영양을 공급하였으며, 이 정도는 말의 생명에도 지장이 없다. 고대부터 대규모 부대가 움직일

때는 후미에 보급부대가 있다. 대규모 보급부대와 같이 움직이는 전투부대는 기동력이 빠를 수가 없다.

그러나 보급부대를 끌고 다닐 필요가 없어 기동력 있는 작전이 가능하였던 칭기즈칸이 정복한 중국 대륙과 중앙아시아, 러시아, 유럽 일대는 알렉산더대왕과 나폴레옹과 히틀러, 세 정복자가 차지한 땅을 합친 것보다 더 넓었으며, 그 원천은 몽골기병 한 명이 서너 마리의 말을 끌고 다니며 하루 이동 거리가 200㎞에 달하는 신출귀몰한 기동력에 있었다.

요즘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른바 ‘잘나가는 여자’가 늘고 있다. 과거 남성들에 비하여 교육 기회가 적었던 여성들은 요직에 진출하기 어려웠으나, 시대가 변하여 이러한 고정 틀이 붕괴되면서 남자들이 독점하던 자리에 여성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기업에서도 여성의 특별한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졌다. 과거에 힘을 중요시하던 시대에서 정보화사회 및 세계 경제체제로의 전환은 여성들에게 유리한 변화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인하여 혼밥을 먹은 남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물론 나 자신도 그 무리

에 포함되었다고 진솔하게 말한다.

캘리포니아대학의 신경생물학자인 루란 브리젠딘 박사는 그의 저서인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에서 女와 男의 뇌는 애초부터 다르게 프로그래밍되어 있어 이것은 남성과 여성의 행동과 사고방식의 차이를 유도한다. 요즘 어떤 분야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함을 나타내는데, 이는 보살핌 · 유연성 · 협력 · 배려 등 여자의 뇌가 가진 특별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성은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생물학적 성은 유전자나 외부 생식기에 의해 구별되고, 사회적 성은 뇌에 의해 결정된다.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사이먼 배런 코언 교수는 오랜 진화 과정에서 여자의 뇌는 ‘공감하기’에 더 적합하게 프로그래밍되었고, 남자의 뇌는 ‘체계화하기’에 더 적합하게 됐다고 주장한다.

공감하기란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고 적절한 정서로 반응하는 것으로 여자는 관계를 중시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남자는 경쟁을 즐기고 공격적인 행동을 한다. 이러한 성향으로 여성 관리자는 협의하고 포용하고자 노력하는데, 남성 관리자는 지시적이고 과 제 중심적인 경우가 보편적이다.

여자들은 친구와 식사를 하며 인간관계에 대해 서로 조언하거나 도움을 청하는 사람과 상담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남자들은 동적으로 자동차, 오토바이, 경비행기 정비, 운전, 수학, 컴퓨터 게임 등에 몰입하여 시간을 보낸다. 남자는 한 부분에 집중 작동하며 여자는 여러 부분이 동시 작동하므로 남성과 여성의 뇌는 겉으로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모양, 크기, 신경세포의 수, 신경회로의 구성 등이 다르다.

뇌과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남자와 여자의 유전자 코드는 99% 이상이 같고, 남녀의 성별에 의한 차이는 단 1%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그 1%가 신경계의 세포 하나하나에 영향을 미쳐서 남자와 여자의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 낸다. 또한 남자의 뇌는 일반적으로 여자의 뇌보다

10~15% 더 크지만 특정 부위에서는 남자의 뇌가 여자의 뇌보다 작다.

하버드대 의대의 골드스타인 교수팀은 MRI를 이용해 건강한 남녀를 대상으로 45개 뇌 부위의 크기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여자가 남자보다 더큰 부위, 의사 결정과 문제 해결력을 담당하는 대뇌의 전두엽이 크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감정을 조절하는 변연피질이라는 부위도 여자가 컸다. 단기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또한 여자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여자는 정서와 기억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부분의 뇌가 남자보다 더 크다.

평일 점심시간 유명 음식점은 여성들의 고급승용차가 주요 고객이 된지 오래되었다. 남편은 이른 아침, 서둘러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근하고 점심은 저렴한 구내식당 등에서 동료들과 식사를 한다. 주부들은 가족들을 출근, 등교를 시킨 다음 집안일과 운동을 하고, 여유 있는 식사와 찻집에서 시간을 보낸 후 식구들의 귀가 시간에 맞추어 귀가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해 질 녘 가족들이 귀가하는 집을 생각하면 어릴 때 나만의 작은 공간을 갖고 그 곳에서 노는 것이 모든 어린아이의 로망으로 떠오른다. 그래서 집 안의 좁은 구석 아니면 큰 박스 속, 대청마루 밑, 광속 등에서 놀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요즘 친구들은 부모들이 그러한 성향을 알아서 방 안에 텐트를 쳐 주고 박스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주어 어린 시절의 추억 쌓기에 많은 기회와 생각의 틀을 키우는 것에 많은 기회를 주고 있는 모습에 부럽기도 하고, 내 자신이 그렇게 못한 부분에 대하여 아쉬운 마음이 들어 그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 내가 어릴 때 집안의 부엌이 넓어서 그 위에 설치된 다락방은 동네에서 제일 넓은 축에 속했다. 동네 형들이 즐겨 찾기 장소가 되어 밤마다 우리 집 다락방은 동네 사내아이들의 아지트가 되었다. 나 또한 그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우리 집 다락방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던 그 시절이 지금도 눈에 선하고 마냥 그립다

프랑스의 살아 있는 전설 미셸 브라 셰프는 “진정한 식사의 즐거움은 그 식사 시간 자체의 흥을 돋아야 한다.”라고 식사의 중요성에 대하여 말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산업화 시대와 핵가족 시대에 들어선 지 오래되어 집집마다 맞벌이가 대부분이고, 우리의 현실은 ‘세월이 흐르듯 아침밥 얻어먹기도 어려워졌다.’ 자녀들도 적어 하루 세끼 같이할 기회가 하늘의 별따기다.

자신만의 노하우로 당신의 식사 시간을 즐겁게 만드는 것도 ‘당신의 몫’임을 이미 알기에 오늘도 같이 노력하는 하루를 만들어 보자.

우리 집에서도 네 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밥을 먹은 지 오래다. 모임이 많은 아내와 호주에 살고 있는 공주와 작년까지 국방의 의무를 한 아들과 한 자리에서 밥 먹기는 쉽지 않다. 혼밥 먹는 일들이 많아지고 혼자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책을 쓰게 되고 청소를 도맡아 하게 되었다.

주인을 기다리는 빈방들을 보면서 언제든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나는 수시로 청소를 해 놓는다. 그 방이 비록 좁고 불편할 수 있지만 우리 가족의 체취가 묻어있는 장소이기에 자식들이 언제든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가 유지되기를 희망하는 부모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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