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늦은 때란 없다

= “야 야 야 ~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 마음은 하나요 느낌도 하나요 그대만이 정말 내 사랑인데 / 눈물이 나네요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

2012년에 발표하여 일약 국민적 베스트송이 된 오승근의 히트곡 <내 나이가 어때서>이다. 이 노래 ‘내 나이가 어때서’는 굉장한 함의(含意)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따름이라는 것이다.

11월 20일 대전시 중구 뿌리공원 내 ‘효문화진흥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10회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이 주장의 실체적 명징(明徵)으로 드러났다.

현역을 은퇴했지만, 버킷리스트(bucket list) 실천의 일환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는 노인분들의 순수한 열정으로 결성된 음악인들의 모임이 바로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단장 송대삼)이다.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2008년부터 대전지역 노인 음악 애호가들이 자체로 활동하다가 2015년 대전시 노인연합회 이철연 회장이 주도해 만든 대전의 대표적 실버 관현악단이다.

올해로 창단 14주년을 맞아 10번째 정기 연주회를 개최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제10회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는 만능 재주꾼이자 임기응변에도 능한 9권 저서의 동화작가인 김종진 사회자의 시원시원한 멘트로 시작했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영화 ‘콰이강의 다리 OST’와 한국인의 영원한 러브송 ‘신라의 달밤’, ‘당신이 좋아’가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객석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이어서 김소연 피아니스트의 피아노 연주에 권영민 성악가의 ‘비목’과 ‘눈’이 하모니를 이루면서 분위기를 더욱 절정으로 몰입하게 만들었다.

2부 연주에서는 ‘사랑 찾아 인생 찾아’, 'I LOVE A DREAM', '칠갑산', ‘NEW WORLD’가 이어졌다.

특히 ‘NEW WORLD’는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가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드보르작의 교향곡 '신세계' 중 일부이며 특히 결성 6년째인 2014년에는 MBC 초청으로 국민가수 아이유와 협연하며 그 명성을 떨쳤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는 단원들의 평균 나이가 75세가 넘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열정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며 품격 있는 오케스트라로 명성을 얻고 있다.

객석의 열화와 같은 앙코르 요청이 이어지면서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는 예정된 공연 외에도 세 곡의 요청 곡을 추가로 서비스하는 열정을 보여주어 더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람은 누구나 버킷리스트가 있다. 이중 자신이 좋아하는 악기를 선택하여 멋진 연주까지 한다는 것은 노화 방지에도 지름길이다.

지난해에는 전국 시니어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는 평소에도 대전 지역의 다양한 복지시설을 방문해 위문 공연을 하며 마음의 위로와 즐거움까지 나누어 왔다.

이날의 공연에서 대전 시니어오케스트라 송대삼 단장은 ”작년 10월에는 문화관광체육부가 주최하는 ‘샤이니스트를 찾아라’에서 전국 대상을 받는 등 이러한 혁혁한 성과는 모두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한다“고 했다.

이철연 (사) 대한노인회 대전광역시 연합회장은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2년여 기간 동안 정기연주회를 갖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지속적인 음악활동을 통해 지역주민과 사회 약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를 약속했다.

송영동 대전문화원연합회장 또한 ”대전시니어오케스트라는 창단 직후부터 주옥같은 연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존경스럽다“며 ”대전 시니어오케스트라단의 예술 활동이 더욱 번창하길 축원한다“고 밝혔다.

이날의 연주를 총괄한 진창희 음악감독 및 지휘자는 열정과 격정적 무대의 분위기를 만든 귀재였다.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는 돈만 많이 들어가고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를 일컫는 용어이다.

[제10회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를 관람하면서 그동안 나 자신은 기껏 ‘하얀 코끼리’가 아니었을까 라는 자책감이 들었다. 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에서는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다”고 했다. 어떤 악기라도 하나쯤은 배워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이로 말미암아 나도 ‘하얀 코끼리’에서 벗어나야겠다는 다짐을 거듭하게 만든 참 좋은 기회의 대전 시니어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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