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

=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 낙엽 지면 서러움이 더 해요 /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눈길을 걸으며 눈길을 걸으며 옛일을 잊으리라 / 거리엔 어둠이 내리고 안개 속에 가로등 하나 / 비라도 우울히 내려버리면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 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

가수 최백호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입니다. 이 노래의 가사처럼 저 또한 마음 한구석이 갈 곳을 잃어 어제는 한남대학교를 찾았습니다. 한남대학교는 1956년 대전대학(대전기독학관)으로 설립되었지요.

1970년 숭실대학교와 통합하여 숭전대학교로, 1982년에는 다시 분리되어 지금의 한남대학교로 교명이 변경되었습니다. 한남대학교는 1956년 4월, 재단법인 미국 남 장로교 한 국선교회 유지재단(이사장 인돈 William A. Linton)에 의해 4년제 대전기독학관으로 설립되었어요.

1959년 4월 정규 대학으로 승격, 대전대학 인가를 받고 초대 학장에 인돈 박사가 취임하였습니다. 1970년 9월, 소수 정예의 질적 교육에 치중하던 중 설립목적과 이념이 동일한 서울 소재 숭실대학과 통합, 교명을 숭전대학교로 하고 한국 최초의 양 캠퍼스 체제로 운영되었습니다.

1982년 12월, 한남대학교는 지역사회와 구성원들의 요구에 의해 ‘학교법인 대전기독학원’을 설립하고 교명을 한남대학으로 개칭하였어요. 이후 진리·자유·봉사의 기독교적 교육관으로 꾸준히 교육하여 지금의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재적생 15,438명과 재학생 10,858명, 국외 유학생 926명 외에도 졸업생 100,035명을 자랑하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의 대전.충청권의 일등 사립대학으로 거듭 났지요.

개교 66년의 전통까지 자랑하는 한남대학교는 접근성까지 좋아서 무시로 찾는 곳입니다. ‘한남대학교 오정동 캠퍼스 영화 촬영지 안내’에서 볼 수 있듯 한남대학교는 고즈넉 풍경 외에도 목가적이며 영화를 찍기에도 딱 안성맞춤의 절경을 자랑합니다.

상식이겠지만 영화를 촬영하려면 촬영 장소의 헌팅은 기본이자 관건이죠. 이런 관점에서 한남대학교는 그동안 <변호인>, <코리아> 등 다수의 영화 촬영지 메카로도 소문이 짜한 곳입니다.

여전한 코로나19의 위세 탓에 극장에 가본 지도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영화 촬영지로도 소문이 짜한 한남대학교 캠퍼스를 누려보자니 적지 않은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선 울긋불긋 단풍까지 압권인 오정못을 찾았습니다. 은행잎 등의 단풍과 낙엽까지 푸짐하여 그즈음 비라도 우울히 내려버리면 내 마음 갈 곳을 완전히 잃을 뻔했던 마음을 긍정과 낙관으로 치환시켜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김기수 기념관>과 <디자인팩토리>까지 구경하니 어느새 석양은 붉은 노을로 다가와 저를 위무했습니다. 순간 이문세의 <붉은 노을>이 찾아와 귀를 간지럽혔습니다.

= “붉게 물든 노을 바라보면 슬픈 그대 얼굴 생각이 나 / 고개 숙이네 눈물 흘러 아무 말 할 수가 없지만 / 난 너를 사랑하네 이 세상은 너뿐이야 소리쳐 부르지만 / 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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