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야 사람이 떠나지 않는다

화려했던 꽃도 ‘화무십일홍’이다
화려했던 꽃도 ‘화무십일홍’이다

매일 시내버스에 오른다. 기사님께 “안녕하세요?”라며 인사한다. 내릴 적에도 “고맙습니다”를 외친다. 이러한 인사는 돈이 안 들어간다.

그런데 이렇게 인사를 하는 승객은 탑승객의 3분의 1도 안 된다. 물론 인사를 하고 안하고는 각자 마음이다. 하지만 인사를 하면 자기 자신부터 마음이 정화된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같이 일하는 동료는 욕쟁이다. 온종일 입에서 ‘10 더하기 8’이 떠나지 않는다. 나라고 해서 욕을 못 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그러면 안 된다. 밥이든 술을 얻어먹을 줄만 알았지 정작 사는 경우는 없는 사람도 봤다.

사람의 모든 관계는 ‘기브 앤드 테이크’에서 시작한다. 내 돈 안 귀한 사람은 없다. 얻어먹었으면 반드시 사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래야 사람이 떠나지 않는다.

시민의 발이자 대중교통인 시내버스(택시)를 타면서 인사 안 하는 사람, 입만 열면 욕부터 나오는 사람, 늘 얻어먹기에 혈안이 된 깍쟁이 깍쟁이의 공통현상은? => 나는 이를 ‘배우지 않는 사람은 잡초와 같다’로 정의한다.

이 말은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온다. 명심보감은 조선 시대에, 어린이들의 인격 수양을 위한 한문 교양서를 뜻한다. 고려 충렬왕 때에 명신(名臣) 추적(秋適)이 중국 고전에서 보배로운 말이나 글을 가려서, 계선(繼善)ㆍ천명(天命)ㆍ권학(勸學)ㆍ치가(治家) 따위의 다양한 부문으로 나누어 배열. 편집하였다.

여기서 등장하는 ‘배우지 않는 사람은 ...’이라는 말은 휘종황제(徽宗皇帝)가 한 말이다. 학문에 힘쓰도록 권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한다.

= “사람들은 배울 수 있으면 좋고, 배우지 않더라도 살아가는 데에 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두 가지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풀에 비유하면 배운 사람은 곡식과 같고, 배우지 않은 사람은 잡초와 같다.” =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지난 토요일에 지인 부부와 식사했다. 시종일관 겸손하며 검소한 생활상까지 여실히 발견할 수 있었다. 그처럼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처럼 자신의 명망이 높아질수록 더 공손해지는 모습에서 새삼 존경심과 상찬(賞讚)이 발아(發芽)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돈 있다고 없는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 배웠다고 못 배운 사람을 하인 취급 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 그렇지만 그들 역시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난다.

20세에 왕위에 올라 13년 만에 그리스, 페르시아, 인도에 이르는 3개의 대륙을 정복해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더 대왕은 33세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그는 죽기 전 “내가 죽거든 내 손을 관 밖으로 내놓아 남들이 볼 수 있도록 하시오”라고 했다.

천하를 차지한 자신도 죽을 때는 빈손으로 떠난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하물며 알렉산더의 발끝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이 경거망동하는 작태를 보자면 ‘배우지 않는 사람은 잡초와 같다’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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