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를 안 나가게 하려면

보기만 해도 배 부르네
보기만 해도 배 부르네

‘청개구리 우화’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청개구리가 울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가정교육의 일환으로 이렇게 강조하셨다.

“청개구리가 왜 저렇게 우는지 아니? 옛날에 엄마 말을 안 듣기로 유명한 불효자 청개구리가 살았단다. 엄마가 ‘뒷동산에 가서 놀아라’ 하면, 앞 냇가에 가서 놀고, ‘냇가에 가서 놀아라’ 하면, 뒷동산에 가서 놀았지.

이렇게 엄마 말에 반대로만 했단다. 그러다가 엄마가 그만 돌아가시게 됐어. 엄마는 아들에게 자기가 죽은 뒤 뒷산 양지바른 곳에 묻어달라고 하면, 나쁜 곳에 묻을까 봐 자기를 냇가에 묻어달라고 했단다.

숙성회의 위엄
숙성회의 위엄

엄마가 돌아가신 후 청개구리는 이제까지 엄마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크게 후회했어. 그리고는 정말 이번엔 엄마의 유언대로 엄마 무덤을 냇가에 썼단다. 무덤을 냇가에 쓰면 어떻게 되겠니?

이후 청개구리는 비가 오기만 하면 자기 엄마의 무덤이 떠내려갈까 봐 저렇게 '개굴개굴' 슬프게 우는 거란다.”

그러니까 ‘청개구리 우화’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평소 말씀을 잘 듣고 순종하라는 경구적(警句的)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다. 한데 현실에서도 꼭 이런 사람이 있다.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엉뚱한 짓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주장의 확장 의미에서 평소 맛있는 집을 알면서도 쉬쉬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대전시 중구 대종로 37-5(옥계동 159-16)에 위치한 [청개구리 횟집 042-272-5365]이 바로 그런 집이다.

주인아줌마의 야무진 솜씨까지 으뜸인 이 식당은 광어를 시작으로 우럭, 모듬회, 아나고, 광도다리, 낙지, 도미, 농어, 놀래미, 세꼬시, 전복버터구이, 포항물회(여름), 안주물회, 전복회, 매운탕 등 바다 생선을 다 다룬다.

​매운탕도 끝내줍니다​
​매운탕도 끝내줍니다​

계절메뉴 또한 알고 가야 선택하기가 수월하다. 봄에는 도다리와 주꾸미가 성찬을 이룬다. 가을에는 전어와 대하가 여름내 지친 입맛을 돋운다. 겨울에는 방어와 참농어가 주당들을 끌어모은다.

‘봄 도다리는 가을 전어’라는 속담이 있다. 도다리를 포함한 가지미류는 봄철에 가장 맛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때의 가자미 맛은 양식산 광어와 비교할 바가 아니라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상식이다.

또한 ‘전어구이가 맛있어서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속담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말일까? 며느리를 아예 안 나가게 하려면 시어머니라도 나서서 평소 맛난 회를 자주 사주고 볼 일이다.

맛있는 집을 혼자 또는 무리를 지어 자기들끼리만 가서 먹는 건 국민정서법에 위반이다. 맛있는 집은 *봉인첩설(逢人輒說)로 널리 알려야 옳다. 이 집에서 싱싱한 생선회로 술을 채운 뒤엔 반드시 매운탕을 먹어야 한다.

갓 지어 고슬고슬한 맛까지 끝내주는 돌솥밥과 너무 잘 어울리는 매운탕은 가격도 착해서 금상첨화다. 한번 찾으면 곧바로 중독되는 [청개구리 횟집]은 2번 시내버스 옥계동 종점에서 산내동 방면으로 조금만 걸으면 우측으로 보인다.

▣봉인첩설(逢人輒說) = 만나는 사람마다 이야기하여 소문을 널리 퍼뜨림.

맛은 청개구리가 아니라 ‘명불허전’입니다
맛은 청개구리가 아니라 ‘명불허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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