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배려가 유발한 것

=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 단풍 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 =

가수 김상희의 히트곡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입니다. 이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대덕구 장동의 ‘만남의 광장’을 찾았습니다. 코스모스의 꽃말은 소녀의 순결과 순정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코스모스는 언제 보아도 정말 말끔하고 순수해 보이더군요.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의 나들이객을 끌어들이는 마력을 지닌 곳이 바로 ‘만남의 광장’입니다.

일상에 지치고 피곤한 도시민에게 힐링 쉼터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대덕구 장동 삼거리 인근에 위치한 경관농업단지는 면적이 자그마치 4ha에 달합니다. 5월 경에는 청보리가 푸르름을 뽐내며 10월이 되면 마침내 대망의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기 시작하지요.

이곳에는 장동마을 주민들이 조성한 원두막, 나무그네, 포토존, 탐방로 등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서 정겨운 시골 풍경을 느끼며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드는 장소가 된 지 오래입니다.

접근성도 뛰어나 저처럼 승용차가 없는 시민도 쉬이 찾아갈 수 있지요. 와동 현대아파트 앞에서 74번 시내버스에 오르면 불과 다섯 정류장 만에 장동초등학교와 만납니다. 거기서 하차하시면 곧바로 ‘만남의 광장’과 조우할 수 있어요.

코로나의 상륙 전에는 해마다 여기서 코스모스 축제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역시 그런 기대는 그만 무위에 그치고 말았지요. 그럼에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과 나들이객은 상당했습니다.

‘만남의 광장’ 코스모스 군락지 풍경을 카메라에 한창 담고 있던 중, 아주머니 세 분이 저를 불렀습니다. “보아하니 사진작가님 같은데 우리 사진 좀 찍어주실래요?”

“네, 저는 기자입니다. 그럼 저기 코스모스가 더 멋진 곳으로 이동하실까요?” 장소를 옮겨가며 열심히 사진을 찍어드렸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여기에 오니 스트레스가 풀리는 건 물론이고 마치 누구나 시인을 만드는 듯한 기분까지 느낄 수 있어서 참 좋네요!”라는 감탄사까지 쏟아졌습니다.

저의 작은 배려가 타인으로 하여금 만족과 감사함까지 유발할 수 있었다는 데 있어 저 또한 흐뭇하긴 매한가지였지요.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푸른 물결 사이로 조성된 터널 역시 압권이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여길 지나면서는 문득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라는 가요가 떠오르더군요. =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

‘만남의 광장’과 환상적 콤비를 이루는 장동에는 건강 황톳길로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계족산이 마주하고 있어 더욱 든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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