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친구 합시다!”

벼가 추수를 앞두고 있다. 사람도 익은 벼처럼 겸손해야 주변에서 인정받는다.
벼가 추수를 앞두고 있다. 사람도 익은 벼처럼 겸손해야 주변에서 인정받는다.

나는 퇴근 즉시 스마트폰을 ‘소리’ 모드에서 ‘진동’으로 바꾼다. 온종일 힘들었던 심신을 집에서나마 쉬기 위함이다. 오늘은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낭보가 찾아왔다.

어젯밤, 그러니까 내가 잠들었을 때 카톡으로 도착한 반가운 소식이었다. 절친한 친구가 영광의 수상자로 확정됐다는 내용이었다. 서둘러 눈을 씻고 컴퓨터를 켰다. 뉴스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다음과 같은 뉴스가 눈길을 강탈했다.

= [대전 서구는 오는 2022년 자랑스런 서구인상 수상자 5명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수상자는 문화 부문 전용기. 모범가정 오명관, 사회봉사 이태국, 생활체육 양상윤, 환경 부문 정운엽 씨 등이다.(중략)

정운엽 씨는 갑천의 소중함을 알리는 환경보호 운동과 거리 정화 캠페인을 펼쳐왔다. 시상식은 다음 달 7일 구청에서 열리는 ‘제33회 서구민의 날 기념식'에서 치러진다.”] = 기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 [“안녕하세요? 정운엽 회장님의 ‘2022 자랑스런 서구인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다소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수상을 하신다니 마치 제 일인 양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만구성비(萬口成碑)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말이 비석을 이룬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칭찬은 송덕비를 세우는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이죠. 많은 분의 축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이는 지인과 다수의 단톡방에 올리고자 쓴 것이다.

나는 정운엽 회장(모 봉사단체)을 취재기자와 인터뷰이로 만났다. 당시 그는 자원봉사로 영예의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은 신분이었다. 인터뷰 내내 겸손하고 예의까지 밝아서 한눈에 맘에 쏙 다가왔다.

곁에서 내조를 아끼지 않은 사모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터뷰를 마치니 정운엽 회장은 “멀리까지 오셨으니 저녁이라고 드시고 가시라”고 했다. 근처의 손만두를 잘한다는 식당에 들어섰다.

그걸 안주 삼아 소주까지 마시니 마치 십년지기와 통음(痛飮)을 하는 듯싶었다. 대저 주당은 금세 친해지는 법이다. 더욱이 같은 베이비부머이자 갑장(甲長)이고 보니 금세 마음의 통로가 뻥 뚫렸다.

“앞으로 우리, 친구 합시다!” 내가 먼저 제안했다. 그렇게 우리는 졸지에 친구가 되었다. 사람에겐 누구나 향기(香氣)가 있다. 기자의 진정한 향기는 남의 비위나 못된 행동을 고발하기보다, 선행을 발굴하여 취재하는 것이라는 게 나의 믿음이다.

회장의 향기가 이타적 삶이었다면 나의 향기는 정운엽 회장처럼 진정 멋진 삶을 사는 이를 찾아 이를 널리 보도하는 것이다. 사족이겠지만 나는 그간의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오는 11월에는 ‘보도’와 관련하여 큰상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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