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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 단상
‘라디오 스타’ 단상
  • 홍경석
  • 승인 2022.09.18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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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은 역경에서 비롯된다
영화 ‘라디오 스타’ 포스터
영화 ‘라디오 스타’ 포스터

[라디오 스타]는 2006년에 만난 한국 영화다. 박중훈, 안성기가 주연이고 이준익 감독이 연출했다. 한물간 쌍팔년도 가수왕 최곤(박중훈)과 그의 친형 같은 매니저 박민수(안성기)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명곡 '비와 당신'으로 88년 가수왕을 차지했던 최곤은 그 후 대마초 사건, 폭행 사건 등에 연루돼 이제는 불륜커플을 상대로 미사리 카페촌에서 기타를 튕기고 있는 신세이다. 하지만 아직도 자신이 스타라고 굳게 믿고 있다.

조용하나 싶더니 카페 손님과 시비가 붙은 최곤은 급기야 유치장 신세까지 지게 된다. 일편단심 매니저 박민수는 합의금을 마련하려 동분서주 하던 중 지인인 방송국 국장을 만난다.

그 자리에서 최곤이 강원도 영월에서 DJ를 하면 합의금을 내준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이로부터 라디오 DJ로 컴백한 철없는 락스타의 겁 없는 방송이 시작된다. 프로그램명은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이지만 DJ 자리를 우습게 여기는 최곤은 선곡 무시는 기본이다.

막무가내 방송도 모자라 심지어 방송 부스 안으로 커피까지 배달시킨다. 피디와 지국장마저 두 손 두 발 다 들게 만드는 방송이 계속되던 어느 날, 최곤은 커피 배달을 온 청록 다방 김 양을 즉석 게스트로 등장시킨다.

한데 그녀의 사연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며 방송은 점차 주민들의 호응을 얻는다. 이 영화의 압권은 마지막 부분이다. 늘 최곤의 곁에서 친형처럼 열심히 일하는 매니저로 나오는 박민수는 최곤과 싸우다 결국 이별을 결심한다.

딸과 사위가 사준 멋진 라디오
딸과 사위가 사준 멋진 라디오

아내를 도와 김밥 장사를 하며 지내던 중 어느 날, 민수를 그리워한 최곤이 라디오 진행 중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며 울먹이자 마음을 고쳐먹는다.

그리곤 비 오는 날, 우산도 없이 서 있는 최곤에게 언제나처럼 ‘미인’을 흥얼거리면서 다가와 우산을 건네주며 영화의 막을 내린다. 이 영화의 키워드는 우정과 의리다.

“성공은 친구를 만들고, 역경은 친구를 시험한다”는 말이 있다. 또한 “역경은 누가 진정한 친구인지 가르쳐 준다”라는 명언도 또렷하다. [라디오 스타]의 두 주인공인 박중훈과 안성기의 관계는 선후배가 아니라 사실상 ‘친구’이다.

두 사람은 역경을 겪으면서 비로소 진정한 우정을 공유한다. “우정은 풍요를 더 빛나게 하고, 풍요를 나누고 공유해 역경을 줄인다”는 말도 돋보인다. 오늘은 평소 다정한 친구를 둘이나 만난다.

보지 않는 곳에서도 나를 좋게 말하는 진정한 친구들이다. 평소 TV보다 라디오를 사랑한다. 파손된 라디오 때문에 한동안 불편했다. 사랑하는 딸과 사위가 멋진 휴대용 라디오를 선물했다. 라디오는 지식과 상식의 보물창고다. 라디오는 스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