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모든 걸 파괴한다

‘어떤 여인의 고백’ 포스터
‘어떤 여인의 고백’ 포스터

‘어떤 여인의 고백’(The Patience Stone)은 2013년 작 전쟁 영화이다. 프랑스와 아프가니스탄이 같이 만들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아프가니스탄의 어느 마을이 무대다.

한 아름다운 여인이 좁고 허름한 집에서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돌보고 있다. 침묵 속에 누워있는 남편을 지키며 간절한 기도를 하던 그녀는 어느덧 마음 깊은 곳에 감춰두었던 욕망과 비밀에 대해 고백하기 시작한다.

고해성사하는 이의 모든 불행과 슬픔을 빨아들인다는 전설의 돌, 그녀는 남편을 바로 그 ‘인내의 돌’로 삼은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 앞에 나타난 젊은 군인과의 새로운 관계 속에서 여인은 마침내 숨겨왔던 자신의 본능에 눈뜨기 시작하는데…

두 명의 딸을 키우는 여인은 툭하면 터지는 폭탄 등의 전쟁 참화에 넌더리를 낸다. 하지만 경우가 밝고 돈을 건네는 젊은 군인에게 점차 빠져든다. 물론 그가 주는 돈은 부도덕한 통정(通情)의 대가이다.

덕분에 남편의 약과 식료품까지 구입하게 된다. 위세가 등등해진 그녀는 남편이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알고 점점 더 노골적으로 모든 사실을 고백한다.

심지어 “내가 낳은 아이는 사실은 당신의 자식이 아니라 매춘업을 하는 이모의 주선으로 생면부지의 남자와 관계하여 낳은 아이”라는 충격적 사실까지 언급하기에 이른다. 순간, 그동안 식물인간이었던 남편은 충격을 받으면서 눈을 뜬다.

이어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바뀌면서 그녀를 죽이려고 덤빈다. 그녀는 준비했던 칼로 남편을 찔러 살해하고 함께 누워있는 그녀를 보는 젊은 군인의 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끝난다.

‘한 여인의 뜨겁고 강렬한 고백, 관능의 빗장이 열린다!’를 모티프로 하고 있는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인 [인내의 돌]은 2008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알려진 공쿠르상을 수상하면서 이미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영화는 부부 사이에 있어서도 반드시 말조심은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전쟁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한 아프가니스탄의 참상까지 보여주고 있어 울리는 느낌이 크다.

여전히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 아픔은 더욱 명징하다. 우리나라는 자타공인의 선진국이다. 그렇지만 중국은 이런 우리를 여전히 깔보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이 방한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이 안 만난 것은 중국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정설이다. 결론적으로 국익 차원에서 보자면 잘했다는 평가가 맞다.

한중수교가 30년을 맞았다. 그렇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의 시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굳이 ‘어떤 여인의 고백’이 아니더라도 전쟁은 모든 걸 파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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