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낮술에 훅 갈 수밖에

‘회국수’ 잡숴잡슈?
‘회국수’ 잡숴잡슈?

제주 여행 2일 차 되던 날에는 김녕해수욕장을 찾았다. 김녕해수욕장은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이 한문 평(平)자를 이룬 모양을 하고 있어 ‘김녕’이라고 불리는, 김녕마을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거대한 너럭바위 용암 위에 모래가 쌓여 만들어졌으며, ‘성세기’는 외세의 침략을 막기 위한 작은 성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하얀 모래에 부서지는 파도들이 시원한 소리를 내고, 코발트 빛 바다 풍경이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해변가를 걷노라면 제주의 바람으로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들을 쉬이 볼 수 있다. 인근에는 갓돔과 노래미 돔이 잘 잡히는 갯바위 낚시터가 낚시꾼들에게 인기 명소라고 한다.

입에서 살살 녹는 ‘한치회’
입에서 살살 녹는 ‘한치회’

용천동굴, 당처물 동굴, 만장굴 등 다양한 굴이 근처에 위치해 있어 여름엔 더욱 시원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광복절을 맞으면 바다에 들어가기가 곤란하다. 벌써 찬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광복절에 맞게 폭염의 횡포에서도 ‘해방’이 되는 까닭이다. 하지만 김녕해수욕장은 달랐다. 아직도 여름 휴가의 절정기인 양 아주 많은 피서객들이 전국에서 몰려와 바닷물에 몸을 담그며 해수욕을 한껏 즐기고 있었다.

그들에 편승하여 우리도 해수욕을 즐겼다. 그러다 보니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시장기가 거센 파도로 몰려왔다. 물을 나와 지척의 [김녕대성횟집]을 찾았다. 한치회와 회국수를 주문했다.

그야말로 진수성찬
그야말로 진수성찬

한치회는 몰라도 회국수는 전날의 갈치회처럼 처음 맛보는 별미였다. “저는 대전에서 왔는데 정말 맛있네요!”를 연발했다. 그랬더니 인심도 넉넉한 김대성 대표께서는 주방으로 가시더니 방금 낚시로 잡은 자리돔이라며 썰어서 공짜로 주셨다.

그런 후의(厚意) 덕분에 낮술에 그만 훅 갈 수밖에. 김녕해수욕장과 찰떡궁합을 이루고 있는 김녕대성횟집과의 랑데부(rendez-vous)는 별도로 50평 두 동의 숙소까지 갖추고 있어 피서객들에겐 더욱 안성맞춤이었다.

‘자리돔’은 서비스
‘자리돔’은 서비스

몇 해 전부터 ‘제주다움’이라는 화두가 회자되고 있다. 다른 곳과 비교하여 제주이기에 가진 것, 제주만의 독특한 식문화와 볼거리, 청정자연, 따뜻한 사람들... 제주다움을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나는 비록 난생처럼 찾은 제주였지만 어느 지역보다 친절하고 훈훈한 정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제주를 찾은 것은 휴식이 목적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휴식이란 육체의 휴식만이 아닌 마음의 휴식까지 일컫는다.

마음이 치유되면 우리 몸은 스스로 치유의 능력이 작동되어 육체적 건강 상태를 회복하기 마련이다.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7-6(김녕리 497-4) 성세기해변 내 [김녕대성횟집]에서 만난 김대성 대표가 바로 따뜻한 제주 사람들의 압권이었다.

김녕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김녕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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