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배신하지 않는다

그동안 발간한 4권의 저서
그동안 발간한 4권의 저서

=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 겨울밤 막다른 골목길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 털어 /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하여 단 한 번도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 눈이 내리는 그런 날에도 돌연꽃 소리 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

가수 안치환의 히트곡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이다. 이 노래처럼 내 인생 역시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참으로 야박한 녀석이 아닐 수 없었다.

어제는 모처럼 고향 친구들과 흠뻑 마셨다. 술은 역시 흉금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들과 마시는 게 제일이다. 그 친구들은 또한 나의 성공을 진심으로 비는 초등학교 동창이자 죽마고우들이었다.

가수 김연자는 [10분 내로]라는 그녀의 히트곡에서 ‘내가 전화할 때 늦어도 십 분 내로 내게로 달려와요.’라고 명령한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 풍진 세상을 60년 이상 살아보니 아무리 생면부지의 사람일지라도 10분만 대화를 해보면 그 사람의 심상(心相)까지 간파하게 된다.

그중에는 진정 나의 발전을 축원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마치 양두구육(羊頭狗肉)인 양 겉과 속이 판이하게 다른 사람도 실재한다. 실례(實例)로 내가 그동안 4권의 저서를 출간했지만 단 한 번도 내 책을 구입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저자는 자신의 책이 나오면 즉시 세일즈맨으로 변신해야 한다. 출판사가 고마워서라도 단 1권의 책이라도 더 팔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평소는 물론, 출간할 때도 들르는 모 가게의 주인이 주인공(?)이다.

자그마치 얼추 30년 단골이자 후배인데 ”요즘 책 보는 사람이 있나요?“라며 교묘하게 피해 간다. 그로부터 다시는 책과 연관된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 나는 지금 한창 다섯 번째 저서의 출간을 위한 작업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지금껏 내 인생과 그 ‘자린고비’ 후배는 덩달아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섯 번째로 세상과 만나는 내 저서는 반드시 베스트셀러가 되리라는 확신이 무럭무럭하다.

그렇게 된다면 출판사의 인세(印稅)만으로도 충분히 나는 물론이요, 친구와 지인들에게도 술을 펑펑 사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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