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권의 책을 읽자 달라진 것들

잘 정돈된 책은 마음까지 부자로 만든다(한밭도서관)
잘 정돈된 책은 마음까지 부자로 만든다(한밭도서관)

평소 책을 많이 읽는다. 많이 보는 만큼 글도 많이 쓴다. 글은 활자(活字)로 재탄생한다. 책으로 발간하면 후대(後代)까지 두루 볼 수 있다. 이어 명작은 후세인(後世人)들에게도 후대(厚待)까지 받을 수 있다.

이른바 글쟁이의 특권이다. 어제는 월초(月初)답게 지난달에 내가 기고한 글이 책과 인터넷, 칼럼 등으로 속속 도착했다. 이를 보관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세상이 변하면서 신조어까지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N잡러’가 그중 하나다. 이는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샐러리맨이 낮에는 직장에서, 밤에는 대리운전 등으로 투잡을 뛰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불황에 허덕이는 소상공인이 택배기사로 동분서주하는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관점에서 N잡러의 영역을 글쓰기로 이동할 것을 추천한다. 나는 한족(寒族, 가난하고 문벌이 없는 집안)에서 태어난 무지렁이다.

배운 것도 없고 빈한의 극점까지 점철했다. 그래서 늘 무시당하며 살아왔다. 그게 싫어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 만 권의 책을 읽게 되자 비로소 인생의 전기가 찾아왔다. 내처 책까지 발간을 계속하자 사회적 대접까지 달라졌다.

“경비원 홍 씨”에서 “홍 작가님”과 “홍 기자님”으로 명성까지 수직으로 상승했다. 위에서 거론한 N잡러의 미래와 추이는 긍정적이다. 직장인의 90% 가까이가 정년 없는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도서관은 분위기까지 고급 카페보다 낫다(한밭도서관)
요즘 도서관은 분위기까지 고급 카페보다 낫다(한밭도서관)

그런데 N잡러라는 장르 역시 힘들고 억지로 해서는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N잡러 또한 마찬가지 범주이다.

갈수록 독서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즐기기는커녕 기피 현상이 뚜렷하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어제(8월 1일) 모 메이저신문에 게재된 [반 토막 난 서울대 도서관 대출]이 이의 방증이다.

내용은 서울대 도서관 통계에 따르면 학부생 1인당 평균 대출량은 2018년 9.15권, 2019년 8.37권 등 한 해 10권이 채 안 됐다는 것이었다. 나의 저서도 서울대 도서관에 들어가 있는 관계로 유심하게 그 기사를 읽었다.

8월로 접어들면서 피서 인파가 더욱 꼬리를 물고 있다. 피서의 묘미는 캠핑(camping)이다. 그런데 캠핑을 일컬어 ‘사서 고생하는 재미’라고도 한다. 따지고 보면 독서 역시 사서 고생하는 행위에 속한다.

책을 많이 읽다 보면 눈이 침침하고 하품까지 연발된다. 하지만 습관화된 독서는 결국 당신을 기자와 작가로 만들어준다. 만 권의 독서는 나에게도 토네이도(tornado)급의 강렬한, 긍정과 희망의 회오리바람으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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